국제금융위기 후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이 4.3%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이재준·이준상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19일 ‘국제금융위기 이후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 평가’란 현안분석 보고서에서 “국제금융위기가 성장잠재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이 같이 평가했다.
이번 분석은 금융위기가 성장요인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인 것으로 평가해 추산한 결과로, 위기 이전까지의 투입요소별 기여도 추세를 추정해 잠재성장률을 계산한 후 이를 외삽(extrapolation)했다.
보고서는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이 크게 영향 받지 않은 것은 국제금융위기가 직접적으로 국내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이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2008년 이후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들의 금융시스템 훼손은 경제위기로 인해 잠재성장률이 하락했지만, 우리나라는 금융부문에서 시스템리스크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재진 연구위원은 “주요국과 비교해서도 부실채권비율이 양호한 상태를 지속했다”며 “금융위기 징후인 예금인출사태, 금융기관의 파산 및 공적자금의 투입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등을 고려할 경우 2010년대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이 4%대 초반으로 낮아질 것이란 기존의 전망과 일치한다”면서 “성장추세의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보고서는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을 장기간 추구할 경우 거시경제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시경제정책의 목표를 성장잠재력을 초과하는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데 둘 경우 물가안정 및 재정건전성에 상당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므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안정적 성장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잠재성장률은 기술적으로 달성 가능한 최대한의 성장수준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안정적 성장추세이므로 단기적인 정책수단으로 개선시키기 어렵다는 것.
이준상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통한 생산성 제고에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인구고령화 등에 따라 요소투입 위주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가용한 노동력의 질과 활용도 제고, 지속적인 규제개혁과 기업환경 개선, 기술혁신에 대한 사회경제적 보상체계 개선 등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