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이 선진국을 제치고 글로벌 인수·합병(M&A)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각국의 무역보호주의 우려에도 신흥국과 선진국간 M&A규모가 사상 최고수준에 육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선진국 기업의 신흥국 기업 M&A는 763억달러(82조7000억원)를 돌파했다.
영국의 정유회사 BP가 북극해 석유개발을 위해 러시아 로스네프트와 주식교환을 통한 M&A가 불발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역대 최대 규모에 가깝다.
신흥국 기업이 주도한 M&A도 561억달러로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두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신흥국과 선진국을 오가는 M&A를 모두 합하면 1324억달러로 1402억달러를 기록한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신흥국 기업이 선진국 기업을 노리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신흥국 기업이 선진국 기업을 인수하는 비중은 전체 신흥국 M&A의 21%를 차지해 사상 두번째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업계의 M&A활동이 두드러졌다.
에너지 기업의 M&A 규모는 267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헬스케어와 화학업체들이 에너지 업계의 뒤를 이어 올해 M&A를 주도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155억달러에 달하는 90건의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M&A시장을 주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인도 싱가포르 등이 뒤이어 신흥국 M&A를 주도한 톱5에 속했다.
신흥국 기업이 가장 많은 투자한 국가는 미국으로 102건의 거래를 통해 178억달러를 쏟아부었다.
미국에 이어 스페인 캐나다 영국 순으로 신흥국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중개업체들도 신흥국 M&A의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골드만삭스는 중개수수료로 91억달러를 챙겼고 크레디트스위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순으로 짭짤한 수익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