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는 지난 1월 핵심 사업인 휴대폰 부문의 부진을 씻고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창립 82년 만에 회사를 둘로 쪼개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휴대폰과 셋톱박스 기업인 모토로라 모빌리티와 바코드스캐너, 무전기 중심의 모토로라 솔루션즈로 나눈 것이다.
모토로라 경영 안정화를 진두진휘하는 인물은 2008년 퀄컴에서 영입된 산제이 자 최고경영자(CEO).
업계는 그가 모토로라 휴대폰사업에 메스를 가해 수익성 위주로 재편하고 안드로이드 중심 스마트폰에 집중한다는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그는 초기 고전했지만 2009년 들어 미국 1위 이통사 버라이존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 드로이드와 드로이드X 등 히트작을 잇따라 내놓으며 통신 거인의 재기를 주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자 CEO는 미국에서 회사의 재정과 시장 포지션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유럽시장에서의 브랜드 부활을 추진할 계획이다.
모토로라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5년 전 만해도 16.1%로 핀란드 노키아에 이어 2위를 달렸지만 지난해 점유율은 0.7%로 곤두박질쳤다.
빠르게 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자 CEO는 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고성능 스마트폰으로 회사의 터닝포인트를 구축하고 있다.
그는 “모토로라 브랜드는 미국과 남미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면서 “이제 유럽을 공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자 CEO는 유럽의 대표 이동통신업체에 제품을 공급해 유럽에서의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그는 “유럽 이동통신업체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이 제품 소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 CEO의 이같은 전략에 힘입어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분사 이후 발표한 첫 실적발표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30억3000만달러로 전문가 예상치인 28억4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 증가로 주당 순 손실액도 당초 예상치 12센트 보다 적은 8센트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판매 호조 덕분이다.
주력 상품인 아트릭스 판매 호조로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이 기간 당초 예상보다 약 30만대 많은 총 4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태블릿 PC 줌도 25만대나 팔렸다.
올해 1월 모토로라에서 분사한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2분기에 소폭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