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MSCI 지수편입 또 불발 왜

시세데이터 이용문제로 이견...증권업계 '무덤덤'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편입에 실패했다. 올해로 세 번째 입성이 좌절된 것.

외환자유화 문제와 외국인 등록제 문제가 선진지수 편입에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시세데이터 활용문제를 두고 한국거래소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점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MSCI 지수를 작성하는 MSCI 바라사는 22일 ‘2011 리뷰’ 결과 발표를 통해 한국과 대만은 기존의 이머징 지수로 유지된다고 밝히고, 내년 6월에 재심사키로 했다.

MSCI바라는 한국과 대만의 선진시장 진입 유보를 접근성 문제가 어렵기 때문으로 꼽았다.

발표문에 따르면 외환 자유화가 충분하지 못한 점과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위한 외국인 투자등록제도(ID 시스템)의 경직성도 걸림돌로 거론됐다. 한국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은행법 개정 등의 조치를 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큰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MSCI 바라사는 지적했다.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던 부분은 시세 데이터 활용에 관한 부분이었다.

MSCI바라는 “시세데이터 관련조항이 반경쟁적 관행이 여전한 점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자료에 대해 거래소는 지적재산권을 주장, 이를 활용한 금융상품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거래소의 사전승인을 요구했지만 MSCI바라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와 똑같은 이유로 선진지수 편입이 배제된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MSCI 지수 편입 실패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이미 MSCI가 방한해 지수사용권 문제에 대한 협상이 결렬되면서 편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또 MSCI 외에도 S&P지수, FTSE 등 다른 선진지수에 편입된 사실만으로도 국내 증시의 선진성이 입증됐다고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주식시장총괄팀 관계자는 “권위가 있는 MSCI 지수에도 편입됐으면 좋았겠지만 이번 조치에 대해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며 “이미 외국 기관투자자들은 선진지수 편입유무를 투자의 기준으로 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재정위기를 맞고 있는 그리스나 아일랜드, 스페인 등도 모두 MSCI 선진지수 편입국가”라며 “재정위기를 겪는 나라도 MSCI 선진지수로 포함되는데 시세자료 이용문제로 인한 이견 때문에 선진지수 편입이 되지 않는 점은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증권업계는 비록 MSCI지수 편입에는 실패했지만, 이로 인한 국내 증시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외국계 증권사들을 통해 MSCI지수 편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에 반영이 됐다고 판단할 것. 아울러 과거와 달리 선진지수 편입유무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9년 MSCI지수 편입 기대가 높았던 당시, 지수 편입무산 이후 코스피 지수가 3% 하락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어 “MSCI지수 편입유무보다는 그리스 재정위기 문제나 글로벌 경제성장률 둔화문제가 국내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반영하듯 21일 오전 9시 2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04%(20.4P) 상승한 2069.52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한편, MSCI 바라사는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올해 이머징지수 승격을 위한 심사 시한은 올해 말로 연장하기로 했다.

*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

: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 바라사가 작성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대형 펀드들의 주요 운용 기준으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