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대 떡볶이 프랜차이즈 ‘아딸’의 이경수 대표는 지난 4일 중국 1호점(중국명 아이다)) 개점 행사를 통해 당찬 포부를 밝히면서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아이들 간식거리로나 생각했던 떡볶이를 80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유명 프랜차이즈로 한단계 끌어올린 후 중국에 오기까지의 감회가 남다른 듯 했다.
18개월 전 중국에 첫 발을 내디디며 상권 분석부터 매장 계약, 인테리어, 현지인 음식 테스트를 총 지휘했던 동생 이준수 이사 역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 진출 검토 3년, 베이징에 첫발을 내디딘지 18개월 만에 1호점을 열기까지 자신과 직원들의 남모를 마음 고생이 떠올랐다고 했다.
이들이 중국에 처음 매장을 낸 곳은 피자헛과 KFC, 파리바게뜨, 뚜레주르, 미스터 피자 등 전 세계와 한국에서 내노라하는 프랜차이즈들이 총집결한 중국 베이징 우다커우(五道口)역 상권이다.
역에서 5분 남짓 걷다보면 중국 아딸 1호점이 보인다. 주변에 베이징대, 칭화대, 지질대, 어언대 등이 위치해 있어 한국으로 따지면 신촌 같은 곳이다. 2002년 아딸 1호점을 내고 대박의 시작을 알린 이대역이 연상되는 곳이기도 하다.
베이징 진출을 위해 가게 자리를 알아보러 다녔던 이준수 이사는 “우다커우 지역에 아딸 1호점을 연 이유는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묘하게 어우러진 곳이었기 때문”이라며 “국내 아딸 매장에서 매출이 많은 곳들도 우다커우 지역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떡볶이를 아이들 간식으로 생각해 학교 주변에 점포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그 보다는 퇴근 후 간식거리를 찾거나 지나가면서 점포를 충분히 접할 수 있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동시에 고려한 것이다. 한국에서 해왔던 상권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중국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메뉴의 현지화도 빼놓지 않았다. 주도면밀한 상권 분석을 전제로 중국인의 입맛을 잡기 위해 밤을 세워 고민했다. 아딸은 매장 오픈 전 국내와 중국 현지를 오가며 길거리 등에서 중국인과 한국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수십번의 시식 테스트를 진행했다.
떡볶이와 탕수육에 대한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하지만 순대 속에 들어가는 당면의 씹는 질감을 중국인들은 매우 싫어했다. 시식을 하면 한국에서 인기있는 김말이 역시 그대로 접시 위에 남겨졌다.
이 이이사와 레시피 개발을 함께 했던 직원들은 당면을 버리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콩을 집어넣었다. 중국인들에게 익숙한 딤섬과 같은 질감을 만들어냈다. 마라탕 등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메뉴도 추가했다. 한국에는 없는 메뉴들이다.
음식 뿐만 아니라 매장에서 일할 사람들도 현지 여건에 맞췄다. 매장 매니저를 현지인으로 고용했다. 한국에서 수개월간 트레이닝을 시키면서까지 현지 출신 관리자를 둔 이유는 북경에 온 한국 유학생 보다는 한족 등 중국인 손님을 끌기 위한 전략이다. 이 대표는 “유학생들을 노리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인지도가 낮은 떡볶이를 한족이 한족에게 권하는 모양새를 만들어 중국 손님들을 적극 공략키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