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의 본입찰이 이르면 9월초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하이닉스 인수 예비입찰자인 SK텔레콤과 STX는 오는 25일부터 실사에 들어간다. 통상 실사기간이 4~6주인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9월초께 본입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 채권단 관계자는 “다음주부터 하이닉스에 대한 실사에 들어간다”며 “통상 4~6주간의 실사를 거친 뒤 SK텔레콤과 STX가 본입찰 참여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STX는 이번 실사를 위한 자문파트너로 법무법인 율촌을 선정했다. 또한 하이닉스 실사에 동원될 임직원 20여명을 뽑았으며 자문파트너와 회계법인 직원들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STX는 특히 실사에서 하이닉스의 향후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눈여겨볼 계획이다.
STX는 하이닉스 인수에 2조~3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미 인수 자금 일부를 확보했으며 추가 인수 자금 조달 계획을 다듬고 있다.
STX는 최근 STX유럽(구 아커야즈)이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자회사인 STX OSV 보유 지분 18.27%를 시간외거래를 통해 매각, 약 2500억원을 인수 자금으로 확보한 상태다.
또 중동지역의 국부펀드를 파트너로 삼고 자회사인 STX에너지, STX중공업을 상장시킨 뒤 지분을 매각하거나 우량 자산을 팔아 인수 자금을 추가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를 위해 김앤장과 삼정KPMG를 각각 법무, 회계자문사로 선정하는 등 실사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재무적 투자자문은 BoA메릴린치와 맥쿼리증권이 맡았으며, 특히 메릴린치는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 사전 준비단계부터 깊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당초 18일 하이닉스에 대한 실사를 시작하고 이달 말 본입찰 안내서를 받아 분석한 뒤 본입찰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채권단이 매각 일정을 1주일 연기해서 SK텔레콤은 시간 여유를 두고 신중히 하이닉스 인수의 손익을 꼼꼼히 따져보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SK텔레콤은 기존 통신사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신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하며, 메모리 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어 수년간 인수를 검토해 왔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닉스는 이날(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주당 2만3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13조8272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15% 얹고 채권단의 구주 7.5%와 신주 10%를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입찰가격은 주당 2만4411원, 총 인수대금은 약 2조53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