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부채한도 증액 협상 실패로 강등되더라도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부채 협상 시한을 이틀 남겨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행정부와 하원 공화당, 일부 전문가들이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돼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판단의 근거는 우선 3대 국제 신용평가사 가운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를 제외한 무디스와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대한 인내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S&P는 미국이 채무한도 증액 협상을 타결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재정적자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미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수 차례 경고해왔다.
무디스는 부채 협상의 타결 여부에 관계없이 미국이 국채의 원리금만 제때 지급하면 미국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채 협상이 시한인 2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미 정부가 사회보장성 지출을 하지 못하더라도 금융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미국 국채의 원리금만 제때에 지급하면 신용등급을 내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채무한도를 시한 내에 증액하지 못하는 것과 비교하면 크지 않다”면서 “중요한 것은 채무한도 증액”이라고 강조했다.
신용등급 강등이 채무한도를 시한 내에 증액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는 것보다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미국 국채가 가진 특수성이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영향을 줄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미국 국채는 금융시장에서 완벽한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왔고 몇몇 투자 펀드들은 미국 국채를 신용등급에 따라 분류하는 다른 자산과 달리 별도의 범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의 등급이 현재의 ‘AAA’에서 ‘AA’로 떨어져도 계속 투자가 이뤄지고 투매 현상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평사들도 미국의 신용등급이 낮아졌다고 미 국채를 팔아치울 투자자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