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조정 작업이 6부 능선을 넘어서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국토해양부와 LH에 따르면 사업조정 대상 138곳 가운데 61%인 85곳의 조정이 끝났거나 주민 협의가 마무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방식 변경 등 주민·지자체와 협상이 진행중인 곳이 50여곳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말까지 사업조정을 끝내고 보상착수 또는 행정절차를 완료한 곳은 총 45곳으로 집계됐다.
우선,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돼 사업제한 철회, 지구지정 해제 또는 사업 취소, 규모 조정을 결정하고 행정절차를 완전히 끝낸 곳은 총 32곳이다.
파주 금능, 춘천 거두3, 성남 대장 등 7곳은 사업제안이 철회됐고 오산 세교3, 아산 탕정2, 인천 한들, 서산 석림2 등 24곳은 지구지정이 해제·취소됐다. 택지지구인 안성 아양 1곳은 사업지 규모를 축소했다.
사업조정이 끝난 곳 가운데 보금자리주택, 국가산업단지 등 국책사업 13곳은 진행사업으로 분류돼 보상을 시작했거나 들어갈 방침이다.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인 고양 원흥·하남 미사, 대구국가산업단지 등 3곳은 지난해 보상에 착수했으며 2차 보금자리주택 지구인 구리 갈매, 부천 옥길, 시흥 은계를 비롯한 10여개 지구는 올해 보상에 들어간다.
행정절차를 진행 중인 곳은 5곳, 사업조정 방향을 놓고 주민 협의가 마무리 단계인 곳은 35곳이다. 이 가운데 도시개발사업지구인 전주 효천지구는 전면 수용 방식에서 환지 방식으로 사업방식을 변경하기로 하기로 하고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성남 수진2지구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논의를 하고 있고 도시개발사업인 계룡 대실지구는 규모를 줄이기로 가닥을 잡고 주민·지자체와 협의하고 있다.
주거지역사업인 하동 읍내지구는 2013년으로 보상 착수 시점을 연기하는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 사업조정 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곳은 지자체와 사업성 개선 방식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파주 운정3, 사업방식 변경을 진행 중인 금천 구심 등 50여곳이다.
다만 이들 지역 가운데 상당수가 사실상 사업조정이 이뤄진 상태로 알려졌다. LH 관계자는“30여곳의 경우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보금자리주택특별법 개정이 이뤄지면 곧바로 사업방식 변경이나 민간 참여를 통한 사업추진이 가능하다”며 사실상 사업조정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H는 올해 들어 부채 증가 폭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LH에 따르면 통합 직후인 2009년 말 75조1000억원이었던 금융부채는 지난해 말에는 90조7000억원으로 15조6000억원이 급증했으나 올해는 6월 말 현재 약 94조4000억원으로 3조7천억원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6월말 금융부채가 84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반년 만에 약 9조원이 늘어난 것에 비하면 올해는 부채 증가폭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LH는 사업조정을 하지 않고 138곳의 미착수 사업을 모두 진행하면 총 142조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해야 했지만 사업조정으로 인해 70조~80조원의 국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사업 착수 시기 조정 등을 통한 40조원의 사업비 이연 효과를 포함하면 110조원 안팎의 절감 효과가 있다고 LH는 설명했다.
LH의 자금 사정도 호전되고 있다.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등 국책사업에 대한 손실보전과 유동성 지원 등의 조치로 LH는 상반기에만 자금조달용 채권 2조원, 용지보상용 채권 1조3000억원, ABS 1조원 등 4조7000억원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연말까지 채권발행이 중단돼 사업비 조달에 애를 먹던 것에 비하면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된 것이다.
공공택지·주택 판매 등이 호조를 보이며 올해 상반기 7조원의 대금을 회수하는 등 유동성에도 여유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