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30여년간 SK에 몸담아 국내외 사업현장을 발로 뛰며 통찰력과 분석력을 보여준 그룹내 대표 브레인. 1982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한 이래 싱가포르 법인장, 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의 사업전략담당 상무 등을 지내며 글로벌 사업능력과 SK그룹의 구조 개선, 미래성장 관련 기획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그룹의 '전략통'인 셈이다.
전력家답게 이 사장은 지난해 8월 SK네트웍스의 중기경영계획인 To-be 모델을 발표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의 대사인 To-be or Not To-be(죽느냐 사느냐)에 빗대 회사 발전에 배수진을 쳐야한다는 이 사장의 전략적 의지다.
이는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등 신흥국의 5대 메가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것. 즉 현재 신흥국들에 예상되는 트렌드를 자원블랙홀(자원수요급증), 자동차대중화, 소비시장 성장, 도시화, 고령화 등 5개로 압축해 이와 연관된 사업모델을 본격적으로 발굴한다는 의미다.
이같은 경영전략에 힘입어 이 사장은 오는 2012년까지 매출 28조(현재 21조), 세전이익 4000억(현재 2018억), 기업가치 6조(현재 2조6000억원)를 달성할 방침이다.
SK네트웍스는 야심찬 목표 달성을 위해 기존의 전통적인 상사 모델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어 상사업계의 新모델로 주목받는다.
이를 위해 SK네트웍스는 철광석·석탄·자동차·부동산·패션·와인을 새로운 6대 성장축으로 선정했다. 눈에 띄는 점은 6대 신성장축 가운데 두 자리를 철광석과 석탄사업이 차지하는 있다는 점. sk네트웍스가 자원개발을 중요사업으로 집중하고 있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9월 브라질의 대표적 철광석 업체인 MMX에 7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국내 기업 비석유 자원개발 사상 최대규모다.
SK네트웍스는 MMX사 투자를 통해 13.8%의 지분을 소유, 매년 900만톤의 철광석을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됐다. 국내 소비량의 17%, 500만대 이상의 승용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또 지난 2월 SK에너지로부터 석탄광물사업을 인수하면서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11개에서 23개로 2배 이상 불리며 자원개발자로서써 몸집을 키웠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창립 이래 최대인 23조 4938억원의 매출과 함께,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2710억원의 세전이익을 거뒀다.
이창규 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다각화된 사업으로 글로벌 리딩 기업이 되기 위해 실탄 마련에 한창이다.
SK네트웍스는 최근 국내 패션기업인 한섬의 중국 독점판매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글로벌 패션 영토를 확대에 돌입했다.
한섬은 원래 SK네트웍스가 인수대상으로 공을 들여온 기업. 인수조건에서 합의점을 찾지못해 인수작업 1년여 만에 포기선언을 한 SK네트웍스는 다시 판매권 독점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이는 거대 잠재력에 대한 도전과 글로벌 기업을 향한 이 사장의 적극적인 의지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한섬이 보유한 우수한 브랜드와 디자인역량, 우리의 글로벌 사업역량을 결합한다면 세계적인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0조였던 중국 패션시장은 오는 2020년 5배인 500조 규모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잠재력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역량. SK네트웍스에 주목해야 하는 부문이 이 대목이다.
지난 2009년 오즈세컨 브랜드로 중국시장에 진출한 SK네트웍스는 중국 진출 첫해 14개 매장에서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지난해 26개 매장으로 확장한 후 전년의 두 배인 200억원을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에 40개 매장에서 300억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SK네트웍스는 예측하고 있다.
이같은 저력을 안고 있는 SK네트웍스는 자사의 중국내 유통 네트웍을 바탕으로 한섬의 6개 브랜드에 대한 적극적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역시 SK네트웍스의 글로벌 영역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제주 핀크스 리조트 인수와 함께 부동산 통합법인 'SK핀크스(SK Pinx)'를 출범시켰다. 국내를 비롯해 중국과 아시아 VVIP 고객 대상의 글로벌 레저 관광사업에 본격 돌입하기 위함이다.
이 사장은 이같은 목표달성을 독창적 인재육성법인 `물리트기`를 활용하고 있다. 물리트기란 업무의 체득이 극대화돼 어떤 일을 맡기더라도 잘할 줄 아는 경지에 오르는 것. 이를 구체화해 적재적소에 맞는 글로벌 인재를 키워낸다는 각오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