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금의 피난처로 각광받고 있는 금의 안전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금 값 상승세를 막기 위한 규제 강화로 피난처로서의 역할이 퇴색될 우려가 있다고 미 금융전문지 배런스가 최근 보도했다.
금 값 선물은 지난 12일 한때 온스당 1817.60달러로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값은 이달 들어서만 11% 올랐다. 전 세계 투자자들이 주식·채권 시장의 심한 변동성을 경계해 안전자산인 금으로 자금을 빼돌린 것이 배경이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 위기와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 신흥 시장의 인플레 우려로 투자자들은 금 보유량을 계속해서 늘리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2013년까지 경기 회복 지연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사실상 제로 금리 기조를 지속할 뜻을 밝힌 것도 금 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연준의 결정으로 채권을 보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당분간 한정돼 이자로 수익을 얻는 자산보다 금 투자 가치가 더 높아지게 됐기 때문이다.
배런스는 이대로 가면 금 값 상승은 향후 수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금 시장에 자금이 유입되면 금 값의 변동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금 선물 시장은 주식이나 환율, 국채 시장만큼 유동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금만큼 안전한 투자처가 없다는 이유로 금에는 투자 자금에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다.
급기야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모회사인 CME그룹은 금의 과도한 상승을 막기 위해 지난 11일 금 선물의 증거금을 22%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금 선물 계약시 최저 7425달러의 증거금을 지불해야 하며, 이를 유지할 때는 건당 5500달러의 유지 증거금을 내야 한다.
증거금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11일 금 가격은 전날보다 32.80달러(1.8%) 하락한 1751.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배런스는 앞으로도 증거금이 인상될 경우 금의 안전성이 흔들려 금 값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은 선물에 대한 증거금이 인상됐을 때도 은 가격은 하락했다.
결국 금은 예전만큼 확실한 안전자산은 아니라고 배런스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