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국내서 휴대폰결제 서비스를 직접 하기 위해 애플페이먼트코리아 유한회사(가칭)을 설립하고 이르면 연말께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결제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애플이 휴대폰결제를 지원하게 되면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 체크아웃계정을 생성, 앱스토어에서 유료 애플리케이션을 후불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결제금액은 가입한 이동통신사의 통신요금에 합산청구된다.
그간 애플은 앱스토어에서의 결제수단으로 비자, 마스터즈 등 신용카드 결제만 지원했다. 계정생성시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해당 카드요금으로 자동청구되는 방식이다. 사용자들이 결제한 유료 앱 구매비용 중 30%는 애플이 수수료로 가져가고 70%는 개발자 수익으로 돌아간다.
휴대폰결제는 국내 사용자들이 디지털콘텐츠 구매시 주로 활용하는 결제방식으로 복잡한 인증절차가 없고 이용이 편리기 때문에 도입요구가 높았으나 애플은 자사 정책에 맞지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해왔다.
애플이 국내 시장에서 휴대폰결제에 직접 나서게 됨에 따라 이를 계기로 전세계 동일한 정책을 밀어붙이는 일방통행식 운영을 벗어나 국가별 상황에 맞춘 탄력적인 운영으로 전환하는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용카드만 써라”요지부동 애플…왜 맘 바꿨나= 애플이 신용카드 외 제 2의 결제수단을 허용한 데는 장기적인 전략적 포석이 깔려있다. 향후 아이튠즈(음원), 아이북스(전자책) 등 킬러콘텐츠 서비스를 한국에서도 제공하기 위해서는 휴대폰결제가 제격이라는 판단에서다.
그간 애플은 휴대폰결제에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자사 수익을 갉아먹는다는 이유에서 애플은 앱스토어를 이용하면서 외부 결제수단을 이용하는 것은 무임승차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작년 소리바다, 벅스 등 휴대폰결제를 도입한 국내 음원서비스 앱들을 앱스토어에서 무단삭제해 시작된 논란은 지난 6월 대표적인 모바일메신저 앱‘카카오톡’으로 번졌다. 당시 카카오톡은 이니시스와 제휴를 맺고 KT의 선물서비스 기프티콘 구매시 신용카드와 휴대폰결제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플정책상 앱 외부 결제를 허용한 경우 무단삭제될 수 있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퇴출논란이 불거졌으나 사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이 문제는 조용히 해결된 듯 했다.
하지만 최근 애플이 앱 내에서 게임아이템, 음원, 전자책 등 디지털콘텐츠를 구매가 이뤄질 경우 자사 결제방식인 신용카드를 반드시 이용하도록 하는 ‘앱내결제(In App Purchase)’정책을 통보하면서 독재를 방불케하는 애플법은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애플의 입장변화는 감지됐던 바다.
국내 콘텐츠 업체들이 앱내결제 의무화에 반발하고 나설 때 중재를 담당한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애플도 이미 전세계 국가들이 다른 영업환경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경쟁마켓의 성장에 맞서 앱스토어 생태계를 더욱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결제수단을 지원해야한다는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이달부터 안드로이드마켓에서 휴대폰결제서비스를 제공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글은 지난 6월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휴대폰 소액결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구글 페이먼트 코리아 유한회사(Google Payment Korea Limited)를 설립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통신과금서비스제공자로 등록을 마쳤다.
구글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는 국내서는 구글페이먼트코리아를 통해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유료앱을 구입하는 경우 이동통신사를 통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구글이 휴대폰결제를 허용한 것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 번째다.
또 향후 근거리지급결제(NFC)서비스에 탄력을 붙을 경우 디지털콘텐츠는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실물결제도 가능하게 돼 휴대폰결제를 통한 수익은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