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아시아의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홍콩 통계처는 22일(현지시간)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5년 이후 16년래 최고치다.
서민주택 관련 정부의 보조금 지급으로 인한 지표 왜곡 현상을 감안하더라도 CPI 상승률은 5.8%에 달해 3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던 전월의 5.6%를 웃돌게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홍콩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5% 줄었다. GDP가 위축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고전했던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모건스탠리와 다이와캐피털마켓 등의 투자기관들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수출이 줄면서 이번 분기에도 홍콩 GDP가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케빈 라이 다이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CPI 상승률은 홍콩인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급속히 높일 것”이라며 “임금상승 등 기업 비용 증가로 일부 기업이 문을 닫는 등 경기침체로 가는 길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맥도날드는 지난 21일 “임대료와 재료비 상승을 감당할 수 없다”면서 “홍콩내 메뉴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홍콩 지하철 운영업체인 MTR과 홍콩디즈니랜드 등 대기업들도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증시도 불안하다.
홍콩 경제에 대한 불안감에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14% 급락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인플레이션과 미국, 유럽의 채무위기에 따른 저성장 공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37개월래 최고치인 6.5%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7로 28개월래 최저치를 보였다.
태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2.6%로 전문가 예상치인 3.6%와 전분기의 3.2%를 모두 밑돌았다.
지난달 CPI 상승률은 4.08%로 3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5월의 4.19%와 근접한 수준이어서 태국 중앙은행이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24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