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 미국 증시의 향방을 놓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이 올해 미국증시 3대 지수 중 하나인 S&P500 지수에 속한 기업들의 순이익이 전년보다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기업 순익 증가율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10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현재 글로벌 증시는 경기침체 우려로 부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S&P 지수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우려로 올 들어 11%나 하락했고 독일과 브라질, 홍콩 등 주요국 증시는 올해 정점에서 20% 이상 떨어졌다.
현재 S&P 종목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12.3배로 지난 2009년 3월 이후 가장 저평가된 상태다.
그러나 증시 낙관론자들은 기업들이 경기회복 둔화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펀드 수석 투자전략가는 “경기가 느리더라도 회복세를 지속한다면 기업 실적은 매우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앞으로 12개월 동안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1~3%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나 지난해에도 기업들은 느린 경제성장 속에서도 좋은 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도 최근 증시에 대해 낙관적 견해를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버크셔는 지난 8일 S&P지수가 6.7% 폭락했을 때 오히려 더 많은 주식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비관론자들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
닉 사르겐 포트워싱턴투자자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2007년에도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S&P500 지수에 속한 기업들의 순이익이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증가율은 1%에 그치는 등 예측이 크게 빗나간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경기가 침체 우려가 커질 정도로 안 좋은 상황에서 기업 실적이 영향을 받을 것은 당연하다”면서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조만간 그들의 전망을 대폭 낮출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경기의 호황과 불황 주기를 공식 판정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멤버이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 2일 “미국의 고용과 주택시장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이 50%”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