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가 대공황 악몽에 떨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사태가 실물경제로 전이하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증폭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번 주 추가 경기부양책을 공개했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는 못한 채 오히려 비관론만 커졌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주요국의 국가부도 사태가 경제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성장을 지속하며 글로벌 경제의 활력소 역할을 했던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 제조업이 붕괴할 가능성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HSBC가 22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49.4로 3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밑돌았다.
이 지수는 50에 미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핵심 산업인 서비스와 제조업 부문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업황의 위축을 반영했다.
시장조사업체 마르키트는 이날 유로존의 9월 복합 PMI가 49.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로존 재정위기 사태의 주범인 그리스 정부는 2015년까지 공공부문 인원을 현재 75만명에서 20% 감축한다는 긴축안을 밀어부치고 있지만 대중교통이 파업으로 마비되는 등 노동권의 반발이 심해 실행 가능성은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긴축안을 시행하지 못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은행권이 고사 위기에 빠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는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중동 투자자들로부터 자금 조달에 나설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전일 무디스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등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 3대 은행과 이탈리아 은행 7곳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했다.
경제 비관론이 득세하면서 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이는 다시 실물경제를 압박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증시에서는 이날 하루에만 5000억달러(약 593조5000억원)가 증발했다.
이번 주 들어 미국 투자자들이 허공에 날린 돈은 1조1000억달러에 달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월드 인덱스는 전일 대비 4.5%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MSCI월드인덱스가 지난 5월 고점에서 22% 폭락했다며 글로벌 증시가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