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위기의 전조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급등(원화 가치 급락)에서도 나타난다. 우리나라 경제가 세계 경제위기 때마다‘탄광 속의 카나리아’역할을 해왔던 만큼 외국인 투자자와 전문가들은 치솟는 환율에 가슴을 졸이고 있다.
최근의 환율상승은 지난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할 당시보다 빠르다. 환율은 그리스 파산 가능성이 불거진 지난 14일 이후 7일(거래일 기준)만에 102.50원이 폭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00원 오르는데 2주일 걸린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업체에 가격경쟁력이 생겨 무역수지가 좋아진다. 정부가 환율상승을 용인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세계경제 동반 침체로 해외수요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생각처럼 수출이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원자재 가격상승 등으로 최대 현안인 물가만 자극하게 될 뿐이다. 이 경우 환율급등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율이 급등하면 수입물가가 뛰고 자산가치 하락으로 기업 투자심리가 떨어져 경기 성장을 방해하는 순환고리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