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나 마나 세액공제…디스플레이는 직접 지원금이 급하다 [지원하거나 역전 당하거나] <하>

입력 2024-12-0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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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특례제한법, 적자 기업엔 실효성 없어
“경쟁에 밀릴라…더 늦기 전에 직접 지원금”
디스플레이 업계는 OLED 8.6세대 과도기
‘원천기술’ 학계에도 R&D 투자 이뤄져야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LCD 생산라인 모습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LCD 생산라인 모습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계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분야는 세액공제 등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제는 간접적인 지원을 넘어서 보조금 등 직접 지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논의 중이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시설 투자는 1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적자를 거둔 기업은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의 개정법률안은 투자의 미공제금액을 환급세액 개념으로 보고, 환급받거나 제삼자에게 양도가 가능하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밖에도 국가전략기술의 범위를 넓히거나 세액 공제율을 높이는 내용의 다양한 법안들이 발의된 상태다.

다만, 정부가 이 법안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나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 크게 실효성이 없다”며 “이 법안 통과는 물론이고 보다 직접적이고 통 큰 지원이 필요하다. 적자라는 이유로 투자 시기를 놓치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주요국처럼 직접적인 지원금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중국은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로 생산량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기업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며 정보통신(IT)용 OLED 8.6세대 설비에 수조 원의 지원금을 쏟아붓는 상황이다.

8.6세대는 OLED 기술 개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세대가 높아질수록 유리 기판의 크기가 커진다는 뜻이고, 더 큰 기판을 사용해 한 번에 더 많은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조감도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LG디스플레이 뉴스룸)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조감도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LG디스플레이 뉴스룸)

지방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LCD 경쟁력을 확보했듯, OLED 분야에서도 금방 역전할 수 있다. 어렵게 확보한 우리나라의 OLED 기술 주도권을 몇 년 내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더 세밀하고 직접적인 지원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학계에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홍문표 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부 교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기술은 수년 전부터 정부가 계속 돈을 투자해 왔기 때문에 대학교와 연구소의 선행연구 인프라가 유지됐던 것”이라며 “대학교 연구소는 5~10년 뒤에 쓰일 원천 기술을 개발해야하는 곳이다. 이 부분에 연구 과제와 비용 지원을 다시 늘려 연구원들을 계속 훈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은 매출이 없으면 연구개발(R&D)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차원의 직접적인 지원, 즉 연구 과제가 뒷받침돼야 한다. 소부장 업계 분위기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작은 기업들은 매출이 줄어들면 곧바로 R&D 연구 인력을 해고한다”며 “대기업보다 지원금이 더 급한 곳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을 퍼주는 중국이나 규모가 큰 반도체 업계와 형평성을 맞춰 달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디스플레이 경쟁력 선두 주자인 만큼 수년 뒤를 내다보고 R&D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본적인 지원이라도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플렉스 노트 익스텐더블'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유튜브)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플렉스 노트 익스텐더블'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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