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8일 지난달 경상수지가 31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지난 2010년 3월 이후 19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 8월 2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여름휴가로 조업일수가 감소한 탓에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환율 상승과 수입 규모 감소로 다시 30억달러대로 복귀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넘어섰다. 우선 지난달 무역수지는 15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4%나 급감했다. 통상 우리나라 경상흑자 규모는 무역흑자보다 작은 것을 고려하면 놀랄 만한 결과란 평가다.
경상흑자 개선은 기업이 수입을 줄인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통관기준으로 기계류, 전자기기 등 자본재 수입은 지난달 119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달의 134억5000만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수입 감소로 상품수지는 23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달의 3억7000만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인 셈이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시장의 불안감 때문에 기업의 설비투자가 위축되면서 자본재 수입이 크게 줄은 것이 경상수지 흑자폭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가 무역수지를 크게 상회한 데는 환율 영향도 컸다.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해외여향과 대외송금이 급감해 서비스수지와 이전소득수지가 개선됐다. 서비스수지는 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지난 5월 이후 4개월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달 경상수지 흑자는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평가다.
김 국장은 “기업이 자본재 수입을 줄여 흑자폭이 늘어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성장 잠재력을 제한할 수 있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며 “다만 10월 경상수지는 이달과 비슷한 수준의 흑자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계정은 유출초 규모는 46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달의 17억3000만달러에 비해 크게 확대했다.
이는 은행의 단기 대외운용 증가 및 차입금 상환으로 기타투자가 170억9000만달러 유출초로 전환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