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시공권을 가져간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
삼성물산과 함께 용산역세권개발(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 빌딩Ⅰ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즉 응찰해 봤자 시공권을 따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용산역세권 건설투자자(CI)가 아닌 현대건설이 외부건설사로서 사업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입찰참여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는 특히 업계에서 차기 랜드마크빌딩Ⅱ나 Ⅲ의 시공권을 현대건설이 따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사비가 최대 1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용산 랜드마크빌딩Ⅱ는 최고 79층 높이의 초고층 부티크 오피스빌딩이다. 최첨단 업무시설과 오피스텔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랜드마크빌딩Ⅲ는 최고 69층 호텔용빌딩이다. 호텔과 더불어 최고급 레지던스 등이 입주하며 공사비는 6000억~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랜드마크Ⅲ는 저층부와 지상25층까지의 호텔은 이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선매입을 결정, 공사비 조달이 한층 수월할 전망이다.
따라서 랜드마크빌딩Ⅰ처럼 이들 빌딩의 시공사 선정도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용산역세권개발 랜드마크빌딩 차기 시공자로 현대건설을 유력한 후보로 지목하고 있다. 70~80층 높이라면 시공능력이 충분한 데다, 지난 9월 랜드마크빌딩 시공사 선정 당시 삼성물산 몰아주기 의혹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도 입찰에 참여하는 등 사업에 협조한 공로가 크다는 것.
게다가 랜드마크 빌딩의 경우 삼성물산 몫이라는 점을 현대건설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고 자인하면서 ‘사전교감설’까지 나돌고 있다. 이는 최근 랜드마크빌딩 삼성물산 몰아주기 의혹으로 코레일·시행사(드림허브PFV)측과 사이가 멀어진 용산역세권개발 건설투자자(CI)측의 분위기와 대조적인 것이다.
다만 시공사 선정시기가 해를 넘겨, 빨라야 내년 상반기 말쯤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향후 변수는 남아 있다. 용산역세권개발에 지분을 갖고 있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CI실무진 회의에서도 차기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현대건설이 가져가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다시 몰아주기식 수주가 나온다면 시공물량 하나 건지지 못한 CI들이 가두고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