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수장 내년 경영 전략 3人3色

입력 2011-11-1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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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 있는 행보속에 내년 사업방향 나오나

최근 국내·외 통신시장에서 이동통신 3사 수장들의 뚝심있는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대외적으로 활동이 뜸했던 통신사 수장들이 최근 차별화된 전략으로 급변하는 통신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좀처럼 공식 석상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던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세계 주요 IT기업 CEO(최고경영자)와 연이은 미팅을 마련하는 등 글로벌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이석채 KT 회장은 해외 기업들과 합작사 설립을 통한 기술제휴에 열을 올리고 있다. LTE(롱텀에볼루션)로 최후의 배수진을 친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LTE폰 시장 1위를 통해 그룹내 차세대 성장 엔진의 성공적 사업화를 이끌기 위해 전사적으로 소프트 인프라의 역할 수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 수장들의 행보가 내년 사업구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하이닉스 잡은 하성민 사장, 마음속에 ‘애플’있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성공한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의 글로벌 협력을 위한 발걸음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최근 애플, 구글, 노키아지멘스 등 글로벌 IT업체 CEO와 잇따라 회동을 가진 것은 애플과 같은 회사로 발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반응이다.

하 사장은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플 본사를 방문해 팀 쿡 애플 CEO를 만나 아이폰4S 등 애플 기기의 국내 도입과 NFC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지난 7일 방한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는 NFC와 모바일커머스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최근 노키아지멘스와 에릭슨 등 통신장비업체 CEO를 잇따라 만나기도 했다.

지난 14일에는 홍콩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 협회인 GSM연합회(GSMA) 이사회에도 참여해 근접무선통신(NFC) 등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최근 하이닉스 인수가 결정되면서 범ICT 기업군으로 도약을 꿈꾸는 하 사장의 글로벌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유형의 제품 사업에 진출함으로써 기존 서비스와 융합을 통해 ‘애플’같은 기업으로 변신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애플이 강력한 이유는 ‘제품(아이폰)’과 ‘플랫폼(iOS)’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SK텔레콤은 서비스에 이어 플랫폼까지 사업역량을 확대시키긴 했는데, 궁극적으로 애플이나 구글에 대응하려면 제품 생산 기업으로 진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 사장 역시 지난 8월 임시 주총에서 “하이닉스를 통해 시스템반도체(SoC) 분야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특화된 칩을 생산하고, 이를 유형의 서비스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석채 회장, “기술 확보 만이 미래를 담보”= 혁신의 전도라로 불리는 이석채 KT 회장은 평소 “전 세계의 좋은 아이디어를 KT가 먼저 도입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과거 공기업 시절 ‘IT 공룡’으로 불렸던 KT가 ‘혁신 선도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원동력도 혁신적인 기술력 확보가 주효했다는 것이다.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이석채 회장의 최근 행보는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지난 5월 스마트 모바일 환경을 통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육성을 위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손잡은 일은 상징적이다. KT와 일본의 통신회사인 소프트뱅크가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컴퓨팅 협력을 추진하게 된 것은 이 회장의 적극성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결단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일본 도쿄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단 한번 만나고 데이터·클라우드 컴퓨팅 합작회사 ‘KT·SB 데이터 서비시스(가칭)’를 설립했다. 이어 10월에는 한국MS와 함께 클라우드 스마트워크 솔루션 ‘올레 오피스36’를 선보였다.

소프트뱅크와 함께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으로 나서기 위한 포석 다지기를 마쳤다면, MS와 손을 잡음으로써 본격적인 첫 발을 뗀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지난 8일에는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과 10년 후 매출 2조원을 목표로 하는 스마트스페이스 사업 전문회사 '케이씨에스에스(KC Smart Service·이하 KCSS)'를 공동 설립키로 했다. KT의 통신 인프라 및 ICT 플랫폼 구축 및 운영 노하우를 시스코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IT 솔루션·장비 역량과 결합하는 전략적 기술 제휴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이다.

◇이상철 부회장, “LG그룹에서 소프트 인프라 역할”= 이상철 LG유플러스 회장은 LTE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통신 3사(텔레콤, 파워콤, 데이콤) 통합 후 처음으로 3개 전담반을 구성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평소에도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부드러운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 부회장이 LTE에 대해서는 ‘4G 1등’이라는 이례적으로 강하고 확고한 메시지를 던져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LTE시장 1위를 통해 그룹 차세대 성장 엔진의 성공적 사업화를 위해서 소프트 인프라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글로벌모바일비전(GMV) 2011’의 국제포럼에서 “급격한 IT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LG그룹 내 에코 시스템(Eco-system)의 구축이 필요하다”며 “LG유플러스는 그룹 차세대 성장 엔진의 성공적 사업화를 위한 소프트 인프라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ICT 협의회 등을 통해 계열사의 협력을 강화해 이를 구현하겠다는 게 이 부회장의 포석이다. 구체적으로 차별화된 단말 개발과 클라우드 경쟁력 구축, 미디어 시너지 제고를 통해 LG전자와 LG유플러스, LGCNS의 삼각 축을 통해 그룹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LTE 서비스 개시 한 달도 안돼 가입자 5만명을 확보했다. 연내 가입자 40만~50만명 유치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유무선 공히 100Mbps 올IP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는데,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같은 네트워크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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