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적시즌이다. 이 맘때면 국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리그로 손꼽히는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 구단 진출설이 신문지면을 가득 채운다.
선수들은 미국이나 일본진출이 ‘어릴적부터 꿈’이었다며 선진리그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
한국 무대에서 타격왕, 홈런왕, 다승왕 등 갖가지 신기록을 세우며 실력을 충분히 보여준 만큼 한단계 수준이 높다고 인정받는 리그에서 실력을 겨뤄보고 싶다는 것이다.
야구선수들에게 메이저리그 입성은 ‘세계 최고’란 수식어를 가져다 준다. 국내에서보다 훨씬 많은 연봉도 받을 수 있다.
코스닥 시장 상장 업체나 증시입성을 노리는 기업들에게 유가증권시장은 '꿈의 무대'다.
기업공개 담당자들에 따르면 신규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 중 처음부터 코스닥 상장을 원하는 기업들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스피 시장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로 상장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
또 코스닥 업체들은 코스피 시장으로 옮겨가기 위해 끊임 없이 문을 두드린다.
이들이 코스피 시장을 열망하는 하는 것은 코스닥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인식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있는 기업들은 코스닥 업체와 비교해 규모가 크고 연혁도 긴 만큼 재무상태나 경영시스템 등이 잘 정비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를 받는데도 유리하다.
이런 점이 코스피 시장을 꿈의 무대로 보여지게 한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점은 그 무대에 섰다는 사실만으로 선망의 대상이 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최고’로 통했던 선수들이 선진리그에서는 쓴맛만 보고 다시 돌아온 사례는 수없이 많다.
또 이적기간 동안 훈련보다 꿈의 무대 진출에만 전념하다 다음 시즌을 제대로 치루지 못하고 추락하기도 한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기업들이 코스피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경영진의 의지라고 말한다. 실질적 기업가치 제고 외에 다른 게 있다는 설명이다.
‘코스닥=혼탁, 코스피=투명’이란 기준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아닐텐데 애를 쓰면서 코스피 시장에 들어가야만 할 이유가 있을까. 한 증권사 관계자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