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마저…글로벌 경제 비상구가 없다

입력 2011-11-24 09:35 수정 2011-11-2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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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국채 입찰이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두면서 재정위기 공포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우량국인 벨기에의 국채 금리까지 폭등하는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핵심국들이 추풍낙엽처럼 무너지는 양상이다.

독일 정부는 이날 60억유로 규모의 10년만기 국채 입찰에 나섰지만 36억4400만유로 규모를 매각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체 물량의 65%로 역대 최저다.

이날 입찰 부진은 독일 국채 수익률이 지난번 입찰 당시 3.25%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1.98%로 낮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정도 수익률로는 투자자들이 매력을 못 느낀다는 것이다.

BMO 캐피털 마켓의 벤야민 라이테스 애널리스트는 “독일이 국채를 팔지 못하면 유럽의 나머지 국가들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유럽 국채의 자존심인 독일마저 시장에서 외면당했다는 소식은 역내 채권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벨기에의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5.48%로 뛰었다.

벨기에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에도 4.83%로 출발해 5%를 돌파한 데 이어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유로존 채무·금융위기의 심화 외에 이른바 덱시아 사태와 정치적 불안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벨기에와 프랑스의 합작사인 덱시아 금융그룹은 그리스 국채 등 다량의 부실채권을 보유,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 부도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양국은 부실자산을 따로 모아 배드뱅크를 만들어 정부가 지급을 보장하고 핵심 사업을 제외한 우량자산은 매각해 회생자금을 조달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벨기에 정부가 지급보장을 해줄 수 있는 자금력이 부족하고 지원자금을 고금리로 조달할 수 밖에 없어 회생계획이 실현되기 어렵다고 판단, 프랑스와 재협상에 나서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속히 악화했다.

프랑스 국채와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도 179bps로 전날보다 16bps 벌어졌다.

스페인 역시 3개월물 국채 낙찰 금리가 한 달 만에 두 배 이상 뛰어오른 5.11%를 기록했다.

이는 그리스보다도 단기자금 조달 비용이 높은 것이다. 스페인 국채 10년물도 6.89%로 5bps 높아졌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7.01%로 13bp 올라 이른바 구제금융의 문턱인 7%를 다시 돌파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역내 국채 시장이 초토화하자 이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를 매입해 사태 진화에 나섰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사이먼 데릭 애널리스트는 “(채무 위기가) 드디어 유럽의 중심부까지 미쳤다”며 “그리스는 유로의 규정에 따르든지 유로존을 이탈하든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은행권에서는 지속적인 예금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최근 몇 개월 동안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은행권에서 수십억 유로의 예금이 빠져나가 지난 3분기에만 예금이 최소 10% 줄었다.

스페인에서는 6대 대형 은행 중 5곳의 예금이 감소했고 이탈리아에서는 대형 은행 중 5곳의 예금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이 발생하거나 예금 인출 사태가 역내 다른 국가들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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