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이 ‘탈(脫)코리아’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 위기 재부각 이후 외국인들은 올들어 지난 13일까지 7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문제는 유로존 위기로 유럽계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어 외국인들의 이탈이 추세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달들어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줄곧 순매도에 나서고 있다
14일 오전 10시10분 현재 외국인이 국내주식시장에서 1200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13일에는 2071억원어치 순매도해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도 공세에 낙폭을 키우며 35.70 포인트 하락한 1864.0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6000계약 넘게 순매도에 나섰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은 무디스. 피치. S&P 등 국제 3대 신용평가사가 유럽의 신 재정협약이 유로존 국가의 채무위기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 유로존 국가의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한데 따른 것이다.
또 장중 모건스탠리가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시장평균’으로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도 한 몫 했다.이처럼 대내외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외국인들의 투심이 악화됐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계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며 “유럽은행의 신용경색 정도를 알 수 있는 유로OIS(초단기 대출금리)스프레드가 0.9%포인트대로 여전히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헤지펀드 자금까지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 9월과 10월사이에 헤지펀드 자금이 2년 반만에 처음으로 순유출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던 외국계 증권사들이 최근 잇따라 부정적 단기 전망을 내놓았다는 점도 악재다.
성종욱 크레디트스위스 한국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시장이 외부 상황에 민감한 점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증시 안정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월 선물옵션합성 만기일 때 기존 매도 포지션을 많이 줄였지만 유럽 정상회담이 별다른 성과가 없자 헤지를 목적으로 매도 포지션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외인자금의 이탈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현.선물 매도 확대는 11월부터 반복된 현상”이라며 “이 현상을 자금 이탈로 규정하기 보다는 유럽 이슈에 시장이 일희일비하며 주가가 박스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