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에서 공적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져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지난해 주가지수에 연동된 상장투자신탁(ETF)을 8000억엔어치 매입했다. 이는 ETF 시가총액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본의 유력 공적 연금도 작년 하반기(7~12월)에 9000억엔 규모에 이르는 주식을 사 외국인의 매도 압력을 흡수했다.
일본은행은 유럽 채무 위기가 극에 달한 작년 7월 이후부터 ETF 매입 규모를 급격히 늘려, 하반기에만 5100억엔 어치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문은 일본은행의 ETF 매입은 증권사가 같은 규모의 현물 주식을 매입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유발해 증시 부양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일본 최대 공적연금인 연금적립금관리운용 독립행정법인(GPIF)은 작년 7~9월에 5600억엔 규모의 일본 주식을 매입했다.
UBS증권은 10~12월 매입액도 3000억엔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 일본은행의 ETF 매입과 합하면 효과는 약 1조 4000억엔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도쿄증시에서 가장 활발한 투자가인 외국인은 지난해 거래 비중이 사상 최고인 65%를 기록, 하반기에는 2조엔을 순매도했는데 이 가운데 70%를 공적자금이 흡수한 셈이다.
버블 붕괴 직후인 1990년대에는 일본 공적연금이나 우정국이 일본 주식을 매입해 증시를 부양했다.
최근 주가 하락 국면이 지속되면서 개인들의 투자 의욕이 둔화해 공적자금 출현이 당연시되는 상황이다.
금융시장의 큰 손인 생명보험 등이 채권으로 눈을 돌리면서 지난해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는 60억엔에 그쳤다.
도쿄증권 1부의 거래대금은 10일까지 18거래일 연속 1조엔을 밑돌아 8년반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이와종합연구소는 “증시를 활성화하려면 배당소득에 대한 이중과세제도를 완화해야 한다”며 “기업도 인수·합병(M&A)이나 자사주 매입을 통해 투자 가치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