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채무 악순환…올해 1조달러 필요

伊·佛·獨·스페인 등 채무 심각

유럽 국가들이 채무의 악순환에 빠졌다.

유럽 국가들은 국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재정위기가 이어지면서 발행 금리가 올라가 자금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국채 발행으로 이번 달 자금 수요를 충당해도 다음 달에 제대로 국채를 발행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노무라증권은 12일(현지시간) 만기가 돌아온 국채를 차환 발행하고 재정적자를 보충하기 위한 유럽 국가들의 올해 중·장기 자금 수요가 1조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 3050억달러·프랑스 2430억달러·독일 20160억달러·스페인 1240억달러 등의 순이다.

전문가들은 채무 악순환의 연결 고리를 끊지 못하면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유럽의 채무 악순환을 끊기 위한 정책 대응으로 헤지펀드·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채무 원금 삭감(헤어컷) 등의 방법이 있다고 보도했다.

헤지펀드는 시장이 유럽 국가의 국채에 대해 비관적이라는 판단이 들면 투자에 나설 수 있다.

실제로 뉴욕의 사바캐피털매니지먼트는 최근 이탈리아 국채를 사들였다.

ECB가 유럽 국가들의 채권을 사주는 방법도 있다.

이는 유럽 국가의 국채 금리를 안정적인 수준에 머물게 할 수 있지만 민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부작용을낳을 수 있다.

원금 삭감도 한 방법이나 유럽은 지금까지 그리스를 제외하고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반면 신흥국은 자국 채권의 인기로 이전보다 수월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필리핀이 지난주 실시한 15억달러 규모의 25년 만기 국채 발행에 125억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낙찰 금리는 사상 처저인 5%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가 이번주 실시한 3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낙찰 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5.375%를 나타냈다.

브라질은 지난주 3.449%의 금리로 7억5000만달러의 국채를 발행했다. 브라질 국채 발행 사상 최저 금리였다.

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페루 등의 신흥국도 국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