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중국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 수는 지난달에 전년 동월 대비 32% 급증했다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달 증가속도는 전월과 비슷했고 이달도 그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로 일본 여행산업은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은 지난해에 전년 대비 28% 감소한 621만명으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관광객 수도 26% 떨어진 140만명을 나타냈으나 5년 전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미국과 한국 등 주요국의 일본 방문객 수가 여전히 동일본 대지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관광객의 급증은 일본 입장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일본개발은행의 츠보쿠라 다이스케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환경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고 성장산업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인 대상 여행산업은 확실한 성장이 보장된다”면서 “우리는 이 분야 진흥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본 제2의 도시인 오사카는 오는 2020년에는 인구가 지금보다 28만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 관광객들은 인구 감소로 인한 오사카 소비 감소분의 60%를 채워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광객 유치를 통해 고령화 등으로 인한 내수 위축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일본 정부도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최근 수년간 중국인에 대한 비자발급 요건을 크게 완화했다. 정부는 또 오는 2020년까지 중국 관광객 수를 연 600만명 수준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날)’를 맞아 지난주 중국 관광객들은 스키장이 많은 훗카이도, 도쿄의 전자제품 쇼핑센터, 교토의 명승고적 등 일본 곳곳을 방문했다.
도쿄 아키하바라에 있는 한 전자제품 전문 체인은 지난주 중국 관광객을 접대하기 위해 50여명의 중국어 가능자를 포함해 모든 판매직원을 면세점으로 투입하고 자국인을 대상으로 한 매장은 오전에 임시 영업중단을 하기도 했다.
중국 관광객들은 비디오카메라와 전기밥솥 등 다양한 아이템을 구매했다.
도쿄의 한 전자제품 매장 관리자는 “중국 관광객들은 브랜드 제품을 매우 선호하며 일본제 구매를 원한다”면서 “우리 매장에서 중국 관광객은 1인당 평균 7만엔(약 100만원) 정도를 구매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구 관광객의 1인당 평균 구매액은 1만엔 미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