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9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대규모 펀드환매가 시작되고 있어 본격적인 자금이탈로 봐야 하는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대세상승 추세라는 확신감이 들지 않는 한 펀드환매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7년과 2008년 코스피지수가 1900포인트를 넘었을 때 대거 들어왔던 펀드자금이 손실을 봤던 기억이 있어 1900포인트를 돌파한 현시점에서 쉽게 자금이 들어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적립식으로 장기투자를 고려하지 않는 이상 올해 증시가 그 어느 때보다 불투명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현 시점에서 펀드자금이 들어와 수익을 내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펀드에서 지난달 30일 1265억원 순유출돼 7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주(1월23일~1월27일)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1조705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이 빠져 나갔다. 이는 설정액 1조원이 넘는 특정 사모펀드가 청산된 영향이 있긴 했지만 펀드환매가 본격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던 주식형 펀드가 연초 이후 30일 기준으로 7.01% 수익률을 기록한 점과 최근 환매 시점이 1900포인트 돌파 이후에 본격화되고 있는 점에서 차익실현일 물량으로 분석됐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지난 5개월 동안 1800~1900포인트 사이의 박스권 장세를 보여 왔기 때문에 박스권 상단으로 인식된 1900포인트를 돌파하자 환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1800포인트 부근에서 집중적으로 유입된 자금이 단기 차익실현을 위해 환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펀드 환매로 인해 국내 증시에서 기관의 매도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돼 국내 증시 상승세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강봉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는 코스피가 19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환매 압력이 증가했으며 단기적으로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관 매도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를 경계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민정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의 경험을 고려하면 2000포인트 초반까지는 국내자금 환매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1900포인트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단기 급등 부담과 박스권 상단의 매물 부담 등으로 업종별, 종목별 빠른 순환매가 진행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성장형과 가치형, 중소형주형 등 펀드스타일의 분산투자 전략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