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야 굴뚝 같죠. 그런데 괜히 어설프게 노출됐다가 나중에 변동사항이라도 생기면 여기저기서 의심만 받게되니 어쩔 수 없어요. 호되게 당한적도 있고요.”
호재성 뉴스가 있는데 왜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코스닥 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이 업체는 몇년전 한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사업에 하청업체로 참여해 구조물의 외장 공사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새로 적용한 기술과 회사의 실적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언론에 적극적으로 홍보를 했다. 효과가 있었는지 주가도 탄력을 받는 듯 했다.
그런데 며칠후 원청업체로부터 ‘너무 나서면 곤란하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받았다. 하는 수 없이 언론사에 일일이 연락해 양해를 구하고 관련내용 삭제를 부탁했다.
그 뒤로는 ‘관련 내용이 왜 사라졌느냐, 사실을 너무 과장했다가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고 따지는 투자자들의 전화로 곤욕을 치렀다.
사실을 그대로 말하고도 ‘양치기 소년’이 돼 버린 꼴이다.
코스닥시장에서 대주주와 경영진 등의 배임·횡령, 허위정보를 이용한 주가조작 등의 행위가 더 자주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닥 종목에 대해 투자자들이 의구심을 먼저 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더 큰 원인은 투자자가 스스로의 결정을 믿지 못하는 데 있다.
기업에 대한 분석이나 이해, 믿음 대신 외부요인에 의해 주가가 오르거나 내릴 가능성에 베팅하다보니 가벼운 사건에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작년 여름 에스엠 주식에 투자해 2791%란 수익률을 올린 한 투자자가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투자자는 소녀시대를 생각하며 부직포 공장에서 2년6개월 동안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에스엠에 투자했다가 큰 수익이 났다는 글을 인증사진과 함께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
에스엠 소속 가수들이 미국과 유럽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주식시장에서 재평가를 받기 전까지 엔터주는 ‘믿지 못할 주식’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시대라는 에스엠의 대표 상품 하나만 믿고 투자한 결과 ‘대박의 꿈’이 이룬 것이다. 이제 다시 자신이 잘 알고 그래서 믿고 기다릴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하라는 상식이 준 선물의 의미를 되새겨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