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예금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유럽 재정위기 등 국제적인 금융 불안이 계속되면서 이들 국가의 예금액은 작년 9월말 현재 2500조엔(약 3경6228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 일본 유럽의 각 중앙은행이 발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고조되면서 예금액이 1년 간 4% 늘었다고 전했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터진 2007년 말에 비하면 10% 증가했다.
나라별 예금은 일본이 1030조엔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은 750조엔, 유럽이 740조엔 순이었다.
특히 미국 기업의 예금은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일본은 작년 10월 이후에도 예금이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작년 10~12월 예금은 전년 동기보다 3% 늘어났다.
신문은 개인들이 주식 등 위험성 자산에서 자금을 빼내 예금으로 옮기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유럽 재정위기를 계기로 세계적으로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개인의 주식 보유액도 대폭 줄어 유럽에서는 주식 보유액이 작년 9월 현재 전년보다 9%, 일본은 7% 각각 감소했다.
실제로 국제투자신탁협회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서도 글로벌 투자신탁 규모는 23조달러(약 2경5863조5000억원)로 2010년 말에 비해 6% 줄었다.
미국 일본 유럽의 예금을 국내총생산(GDP)에 비교하면 일본은 2006년의 1.9배에서 2011년 9월에는 2.2배로 확대했다.
미국에서는 59%에서 리먼 사태 후에는 65%로 늘었다.
유럽에서도 2009년 이후 80%대의 높은 수준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예금이 증가한 것과 달리 대출은 거의 제자리 걸음을 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작년 10~12월 일본의 대출은 전년 대비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본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독일을 중심으로 대출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구마노 히데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금이 투자로 돌지 않으면 디플레를 초래해 경제 성장이 억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