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선 등정 이후 지지부진한 증시에서 그간 시장 상승을 이끈 대형주를 대신해 중형주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조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코스피 대비 가격 갭이 극단적으로 벌어져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갭 메우기가 진행되리란 전망이다.
15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 내 대형주가 지난해 8월초 이후 하락폭을 70% 이상 만회하고 있는 가운데 소형주와 코스닥지수도 각각 70~80% 이상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형주의 경우 이제 50% 가량을 회복하는데 그치고 있어 주가 정상화가 상대적으로 더뎠다.
이는 올 초 이후 시장상승률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월에는 대형주가 7.9%의 상승률을 기록해 코스피를 웃돌면서 지수를 1900선으로 끌어 올렸다. 또한 2월에는 소형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중형주의 경우 1월 5%대의 상승률로 두각을 보였지만 코스피 상승률에는 못미쳤으며 2월에도 평균치에 그쳤다. 이에 연초 대비 7.9%의 상승률로 시장내 가장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향후 단기적으로 중형주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전망이다. 코스피가 2000선을 넘기면서 지수 부담은 커질 수 있는 반면 실적전망, 매크로 환경, 수급여건 등에 따라 업종 및 종목별 수익률 갭 메우기 시도는 더욱 활발해질 수 있고 가격 갭이 크게 벌어진 중형주로 매기가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상승 모멘텀이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수의 탄력적인 상승보다는 밸류에이션 및 가격매력도에 따른 종목별 순환매 패턴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대형주 중심의 주가 상승과정에서 코스피 대비 중형주의 가격 갭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형주 실적발표가 본격화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도 단기적인 주가 메리트가 더해질 수 있는 시점이란 평가다.
아울러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과 과거 유사한 패턴도 중형주가 주목받는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고객예탁금이 지난 7월 이후 5개월만에 20조원을 넘어섰는데, 과거 사례를 볼때 예탁금이 증가할 때 중소형주 상대강도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코스피 패턴도 과거 중소형주 상대강도가 올라갔던 2009년 상반기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즉 주요국 정부가 공급한 막대한 유동성이 중소형주로 흘러 들어가면서 상대강도를 끌어올리는 시기란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중형주로 접근할 때는 수급여건이 대형주에 비해 취약한 만큼 이를 유의해야 한다”며 “종목별 수급불균형이 주가변동성으로 그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 주요 투자자들의 수급 동향을 꼼꼼히 살피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