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악기업체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침체된 내수시장보다 중국 시장의 잠재력에 미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피아노 시장의 경우 성숙기를 보급률 45%로 본다면 중국은 약 10% 정도로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보이며 K-POP 열풍에 힘입어 젊은층 공략도 한층 수월해 질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악기 제조 양대 산맥인 삼익악기와 영창뮤직은 고가 피아노와 기타, 전자악기 등 중국의 악기 틈새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중고가 피아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뿐 아니라 자국 브랜드명에 독일 작곡가 이름을 붙일 정도로 유럽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을 감안하면 유럽 등 글로벌 악기제조사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자일러는 야마하 피아노보다 높은 가격대(그랜드 피아노 2억원, 가정용 800만~900만원)를 형성함에도 판매율이 높아 이미 중국 매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피아노 10대 업체로 선정된 삼익악기는 지난해 반기 매출이 전년도 중국 내 매출액을 넘어설 정도로 신장세가 가파르다.
이는 전문가들이 인정한 음색을 비롯해 160년 역사의 브랜드인 자일러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뢰도가 긍정적인 작용을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형국 삼익악기 상해 판매법인 대표는 “중국 중고가 피아노 시장에서 상위 10~20개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삼익악기의 올해 시장점유율 목표는 지난해 10%에서 15%로 높였고, 목표 판매대수는 8000~1만대 ”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225개인 피아노 대리점 수를 올해 약 260~270개로 늘릴 방침이다. 또 △중국 맞춤식 브랜드 론칭 △대리점의 가족화 정책 △철저한 현지화 정책 등의 마케팅 전략도 펼치고 있다.
삼익악기는 피아노 외에 중고가 기타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저가 기타 위주로 형성되고 있지만, 최근 중국 청소년, 젊은 층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K-POP 열풍을 업고 중고가 기타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익악기 홍보팀 김묘정 과장은 “중고가 기타 시장 선점을 위해 현지 디스트리뷰터(판매대리점)를 발굴, 중국법인, 본사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한 소비자 니즈를 제품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며 “올해 기타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최대 100%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내 디지털피아노는 연간 8만대, 신디사이저 상품군은 3만대 수준으로 매년 12%대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창뮤직의 지난해 3분기까지 전자악기 매출은 어쿠스틱 피아노 매출의 74%를 차지할 정도로 효자 상품군으로 떠올랐다.
이에 영창뮤직은 자회사인 커즈와일의 중국지역 전담 조직 ‘커즈와일 차이나’를 구성, 공격적인 판매활동에 나섰다. 커즈와일은 영창뮤직이 지난 1990년 미국에서 인수한 전자악기 전문 브랜드로 세계 최초로 신디사이저를 개발한 업체다.
특히 스티비원더, 빌리조엘, 저스틴비버 등 유명 뮤지션들이 애용하고 있으며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 유명 오페라 OST에 사용되는 등 세계적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영창뮤직은 지난해 10월 중국 상해에서 진행된 글로벌 악기박람회 뮤직차이나에 참가해 커즈와일의 디지털피아노와 신디사이저 신제품 5종을 중국내 처음 공개했다.
이 외에도 커즈와일 대리점 워크샵, 전자악기 무료 강좌나 세미나 등 브랜드 정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유통망 확대도 영창뮤직의 전략 중 하나다. 기존에는 중국 천진의 현지법인에서 일부 모델만을 한정 유통하는 방식을 추진했던 반면 지난해부터 독자 ‘커즈와일 차이나’를 통해 상품군별 총판을 개별 운영하고 있다.
중국내 130여개 피아노 대리점을 운영 중인 영창뮤직은 전자악기 유통을 위해 중국 전역 200여개 이상의 판매점 확보에 매진 중이다.
영창뮤직 관게자는 “커즈와일 중국내 지난해(11월 기준) 매출액의 경우 가정용 제품은 전년 동기대비 54%, 전문가용 제품은 22% 증가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올해는 상위권 진입이 목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