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디스플레이 업계가 LCD에서 OLED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OLED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LCD는 감소세를 보이는 등 세대교체 움직임이 뚜렷하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들도 OLED에 대한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 LCD사업부 개발실의 모 수석은 최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로 이동했다. 그는 빛을 투과시켜 LCD 패널 뒤편을 볼 수 있는 차세대 투명 LCD 기술개발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1990년 삼성전자에 입사 후 LCD 분야에서만 20여년 몸 담아왔다.
그가 SMD로 이동한 것은 '지는 해' LCD 보다는 '떠오르는 해' OLED에 역량을 집중해 달라는 회사측의 주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투명 LCD와 대형 OLED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활용한 연구개발에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홍창완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이 SMD 개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홍 부사장은 1981년 입사 후 28년 동안 TV 개발에만 몸담으며 디지털 TV 1위 신화를 썼던 개발자였다. 55인치 OLED TV 양산을 위한 구원투수로 투입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의 OLED 강화 포석은 LCD 사업부 분사 결정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삼성은 디스플레이사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LCD 사업부를 분사, 삼성디스플레이를 출범시킨다. 이 후 삼성디스플레이는 SMD와 합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 회사는 OLED 투자에 집중, 대형 OLED사업을 본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조직개편과 투자확대 등을 통해 OLED 사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 회사는 최근 COO(최고운영책임자) 소속이던 'OLED패널센터'를 사업부 직속으로 변경했다.
생산을 담당하는 OLED패널센터는 그동안 모바일·OLED사업부와 이원적인 형태로 운영돼 왔지만 올해 OLED 사업화를 앞두고 개발부터 생산까지 사업부가 관할토록 했다. 또 OLED패널센터장에 차수열 전무, OLED개발센터장에 안병철 전무를 포진시키며 조직에 힘을 실어줬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대형 OLED 패널 양산에 맞춰 조직을 정비한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에는 신규 투자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최근 OLED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신규 투자가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5세대 플렉시블 OLED 투자도 확정하는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OLED의 위상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29일 총회에서 신임 협회장으로 조수인 SMD 사장을 선임했다. 그동안 이 자리는 LCD 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사장들이 번갈아 맡았왔다. OLED에 주력하는 SMD의 사장이 회장직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