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경기회복의 발판이 될 수 있을까.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년간 33% 떨어지면서 세계 10대 증시 중 최악의 성적을 나타낸 뒤 최근 랠리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8.9%로 2년 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둔화가 본격화되자 정부가 긴축 고삐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가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상하이지수는 긴축완화 기대로 올 들어 11% 반등했다.
이달 들어서는 7% 올랐다.
지난 2010년 이후 월 기준 최대 상승폭이다.
징시투자관리의 왕정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정부가 결국 경기회복세 지속을 위해 부동산 과열억제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라며 “상승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중앙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기는 했지만 상하이와 안후이성 우후시 등 지방정부는 최근 부동산 규제완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올해 중국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13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개 업체를 제외하고 모두 올해 증시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궈타이쥔안증권은 올해 상하이지수가 3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990년 상하이증권거래소 개장 이후 중국증시가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적이 없던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신중론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데이비드 추이 수석 투자전략가는 “중국 정부의 긴축완화 정책이 경기둔화를 상쇄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면서 “올해 상하이지수는 13% 떨어질 것”이라고 낙관론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원자바오 총리가 최근 거시경제 정책을 ‘조절’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는 중국 경제의 문제점인 신성장동력의 부족과 금융시스템 부실 대출 문제 등을 포함해 지난 2년여간 증시를 압박했던 요소들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위협적”이라며 “인민은행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긴축완화 정책을 취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라고 말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의 경기침체 불안도 중국증시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불안요소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지난 23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의 경제성장 전망을 종전의 0.5%에서 마이너스(-) 0.3%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유럽은 중국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지난달 중국의 대유럽연합(EU) 수출은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