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기운이 서서히 우리 몸을 깨우지만 봄과 함께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춘곤증이다.
움츠러든 몸과 마음이 활짝 기지개를 펴는 봄이지만 자주 피곤해지고 오후만 되면 졸립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소화도 잘 안 되고 업무나 일상에도 의욕을 잃어 쉽게 짜증이 나기도 한다.
춘곤증은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의학적 진단명은 아니지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우리 몸이 적응을 제대로 못해 나타나는 일종의 피로 증상이다.
춘곤증이 발생하는 큰 이유는 계절이 바뀌면서 생체리듬이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봄이 되면 겨울철보다 야외활동량이 늘어나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외부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피부온도 상승, 심장박동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또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각종 비타민·무기질 등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는데 비타민의 상대적 결핍으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겨우내 운동부족이나 피로가 누적된 사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은 남들보다 더 심한 춘곤증을 겪을 수 있다. 평소에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을 앓고 있는 이들은 이러한 신체 부담감으로 병이 더 깊어지고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기도 한다.
따라서 춘곤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 가능한 한 외부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덜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분간만이라도 과음이나 흡연을 삼가고 절제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잠자는 시간은 7~8시간 정도 충분히 갖도록 해야 만성피로감을 막을 수 있다. 또한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는 식생활과 가벼운 운동을 습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백유진 한림대성심병원 백유진 교수는 “봄철에는 비타민 소모량이 3~5배 증가하므로 비타민 B1이 충분한 콩, 보리, 팥 등 잡곡을 섞어 먹는 것이 좋다”면서 “아침을 거르면 점심을 많이 먹게 되어 ‘식곤증’까지 겹치게 되므로 생선, 콩류, 두부 등으로 간단하게 먹어 점심식사의 영양과 양을 분산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몸을 펴고 늘려주는 이완체조, 산책, 가벼운 조깅 등도 봄철피로감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봄철은 만성 성인병이 악화되거나 심하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므로 평소 이러한 질환을 앓고 있다면 담당 의사를 방문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