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떨어지는 은행은 외국계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인 것으로 조사됐다. 생산성이 가장 높았던 외환은행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SC·한국씨티은행 등 8개 시중은행의 작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조2638억원이었다. 이를 총 직원 수 8만9778명으로 나누면 1인당 평균 순익(1인당 생산성)은 1억2546만이다.
SC은행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낮았던 것은 지난해 파업의 영향과 명예퇴직 때문이다. 반면 외환은행은 지난해 현대건설 매각이익이 8756억원으로 일회성 요인이 컸다. 금융권 관계자는 “SC은행은 지난해 파업으로 인한 영업실적 악화와 명예퇴직에 따른 비용 지출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해 생산성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특히 SC은행은 8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생산성이 직원 평균 급여(6200만원)에도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씨티은행이 1인당 평균 급여가 6800만원 가장 높았으며, 기업은행(6600만원), 외환은행(6400만원), 우리은행(6400만원), 신한은행(6300만원), 국민은행(6200만원), 하나은행(5500만원) 순이었다.
이에 따라 외국계은행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를 받으면서 생산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씨티은행은 8개 시중은행 중 평균 급여 순위가 1위인 반면 생산성에선 6위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들의 생산성 대비 급여 수준이 높아 국내 은행 종사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며 “외국계라는 이유로 급여가 높은 것은 도덕적 해이이며 바로잡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빅4’ 은행 가운데 국민은행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낮아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은행은 2008년까지만 해도 1인당 생산성이 경쟁사인 우리은행(1569만원)과 하나은행(4603만원)을 앞섰으나 이후 생산성 면에서 ‘빅4’ 중 꼴찌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