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중국의 경기둔화 악재에 휘청거리고 있다.
캐터필러와 듀폰,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이 중국에서의 성장 둔화로 고전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세계 최대 건설장비업체 캐터필러는 지난주 실적발표에서 미국 시장의 성장이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 시장에서의 성장 둔화를 상쇄했다고 밝혔다.
캐터필러는 미국 시장의 올해 매출증가율 전망을 종전의 6%에서 9%로 상향 조정했지만 그 밖의 글로벌 시장 증가율은 4%에서 2%로 낮췄다.
투자자들은 캐터필러의 실적 호조보다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둔화에 더 주목했다.
캐터필러는 실적을 발표한 지난 26일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3.6% 급락했다.
듀폰은 지난해 중동에서 매출이 전년보다 30%, 중남미에서 23% 각각 증가했지만 중국의 경기둔화에 아시아 지역 매출은 오히려 2% 감소했다.
GE는 지난 분기 중국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남미 지역 매출증가율은 35%로 중국보다 두 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오티스 엘리베이터 등을 보유한 복합 엔지니어링 기업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는 지난 1분기에 중국에서의 주문이 전년보다 15% 감소했다고 밝혔다.
앤디 카플로위츠 바클레이스캐피털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제조업체가 지난 분기에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 호조를 보였으나 중국의 경기둔화 불안에 이런 호재가 퇴색됐다”라고 말했다.
반면 애플과 스타벅스 등 소비자들에 초점을 맞춘 기업들은 중국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여 중국의 경제발전 모델 전환이 글로벌 기업의 지형도에 영향을 미칠 것임을 시사했다.
애플의 중국과 대만,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 매출은 지난 분기에 전년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79억달러를 나타냈다.
스타벅스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이 전년보다 38% 급증한 1억6690만달러에 달했다.
중국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8.1%로 거의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7.5%로 제시해 이전처럼 고성장보다는 내수 발전 등 균형있는 성장에 집중할 것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