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은 솔로몬저축은행이 곧 퇴출될 것으로 믿고 있는 것일까? 금융당국의 퇴출 저축은행 명단 발표를 앞두고 솔로몬저축은행이 하한가로 내려앉았다.
저축은행 경영평가위원회(경평위)는 5일 회의를 열어 저축은행들이 제출한 자구계획안을 심사하고 그 결과를 금융당국에 전달할 계획이다. 퇴출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 퇴출 저축은행 명단은 일요일인 6일에 발표된다. 지난해 9월 적기시정조치(부실금융회사에 금융 당국이 내리는 경영개선조치)를 유예 받은 4개 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12조원, 거래자는 100만명에 달한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3일 거래개시와 함께 급락하던 솔로몬저축은행은 곧 하한가로 주저앉은 뒤 장이 끝날 때까지 일어나지 못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저축은행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에 대한 시각이 매우 부정적이라는 방증이다.
특히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은 전날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였다. 임 회장은 기자에게 “자살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 것 같다”, “피를 토하는 심정” 등의 격한 발언을 쏟아내 솔로몬저축은행의 퇴출이 기정사실화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았다.
임 회장은 “지난해 감독당국이 1700여억원만 마련하면 살 수 있다고 요구해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을 성실히 해왔는데 올 들어 다시 2700억원이 더 필요하다고 하면 어떻게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겠느냐”며 “이런 식의 검사라면 어떤 회사도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금융당국을 비판했다. 이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할 테니 외자유치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몇 개월)만이라도 갖게 되길 바란다”며,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다면 지분과 경영권 일체를 예금보험공사에 맡길 의향이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3차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앞두고 2개 사옥과 계열사인 경기솔로몬저축은행을 매각하면서 1000억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했다. 또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3억달러(약 3300억원)의 외자 유치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자산을 유동화하라고 해서 유동화했더니 자산 담보권을 실행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회수 의문으로 분류하고 평가해 수백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평가에 불만을 표시, 솔로몬저축은행의 퇴출에 대한 확신을 높였다.
지난 3월말 기준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4개 저축은행의 5000만원 초과 예금액만 최소 3000억원에 이른다. 영업정지를 당할 경우 사실상 휴지조각으로 전락하는 후순위채의 경우 4개 저축은행의 발행규모만 3900억원, 계열사를 포함하면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6일 금융당국에 결정에 따라 솔로몬저축은행의 수 많은 투자자와 예금자들이 임 회장처럼 ‘피를 토하는 심정’을 느끼게 될지 진심으로 우려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