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말 게이트에 항상 불명예스럽게 이름을 올리는 기업은 포스코다. 이명박 정권이 끝나는 올해도 어김없다.
포스코는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검찰 수사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박 전 차관의 금품 수수 의혹에 연루된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은 포스코 협력회사 대표이고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이 파이시티 시공사로 단독 선정됐다. 전기설비 생산설비 건설 등을 담당하는 제이엔테크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매출이 크게 늘었다.
포스코가 정권말 게이트에 연루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 2009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박 전 차관(당시 국무조정실 차장)이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이구택 회장은 임기를 1년 2개월 남기고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했다.
2002년에는 유상부 당시 회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씨를 만난 뒤 포스코 계열사들이 체육복표 사업자인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의 주식을 시가보다 비싸게 구입토록 했다는 의혹으로 인해 유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포스코가 항상 정권말 게이트에 연루되는 이유는 재계 순위 6위(공기업 제외)라는 거대 기업이지만 ‘주인 없는 회사’라는 태생적인 약점으로 정권 움직임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김만제, 유상부, 이구택 전 회장은 정권 교체 등과 맞물리면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정준양 회장 역시 현재 가시방석이다. 박영준 전 차관이 정준양 포스코 회장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협력회사가 많은 철강업종의 특성상 이권을 둘러싼 각종 민원이 많고, 본사가 있는 경북 포항이 현 정권 실세들이 포진한 ‘영포라인’의 주무대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주인이 없다 보니 포스코는 정권 교체 때마다 많은 외풍과 의혹에 시달리며‘세계적 기업’이라는 국내외의 찬사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