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당뇨, 고혈압 등의 증가로 최근 국내에서 이른바 ‘선진국형 실명 질환’이 늘고 있다. 대한안과학회가 최근 밝힌 실명 실태분석 결과 우리나라에서는 황반변성·당뇨망막병증·녹내장 등에 의한 실명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가 발달하고 국민소득 수준이 높은 선진국일수록 이같은 망막질환에 의한 실명이 많다는 설명이다.
곽형우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은 “노령인구와 고혈압과 당뇨병 등 성인병과 만성질환 증가로 선진국형 실명질환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국내 3대 실명 질환인 녹내장과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은 일단 질환이 진행돼 시력이 손상되면 회복하기 어려우므로 정기검진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노인실명 1위…초기 자각증상 없어 주의해야 = 이들 세 망막질환 중 황반변성은 노인 실명 1위 질환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생활습관의 변화로 인해 젊은 층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황반은 카메라 필름에 해당되는 망막이라는 안구 내 신경층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부위다.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시력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황반의 기능이 떨어져 시력을 잃게 되는 질환이 황반변성이다. 보통 나이가 들면서 황반의 세포와 혈관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망막 아래로 노폐물이 쌓이면서 시야를 가리게 돼 시력 장애를 일으킨다.
황반변성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노화와 함께 자외선 노출, 흡연, 고지방 식습관, 스트레스, 비만, 고혈압, 가족력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사물의 중심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꾸불꾸불하게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군데군데 검은 점이 생기고 결국 중심 시야가 까맣게 보이면서 실명에 이르게 된다.
황종욱 센트럴 서울안과 원장은 “황반변성은 초기 자각증상이 없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에 방문하게 돼 시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며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구내 주사술 등 통해 개선 또는 치료 가능= 황반변성의 치료방법으로는 신생혈관 억제인자 안구 내 주사술, 광역학요법, 레이져 광응고술, 외과적 수술, 각종 약물치료 등이 있다. 최근 이러한 다양한 치료법의 등장으로 황반변성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실명질환에서 시력을 유지 또는 개선하는 질환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먼저 레이저 치료는 레이저를 이용해 약하고 정상적이지 못한 누출이 있는 신생혈관에 레이저로 태워 황반변성의 진행을 막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치료법은 주위의 비교적 건강한 조직도 일부 파괴해 치료 후 시력이 떨어질 수 있어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안구 내 주사술은 항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항체를 눈 속으로 주사하는 방법으로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치료법이다.
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우선적으로 노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 정기적인 혈압조절, 자외선 차단용 선글라스 착용 등등을 통해 어느 정도 눈의 노화를 늦출 수 있다. 서구화 된 식습관도 황반변성엔 적이다.
황 원장은 “평소 인스턴트 음식이나 지방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피하고, 등 푸른 생선이나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야채를 즐겨 먹는 것이 황반변성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특히 시금치·브로콜리·고구마 등에 포함된 루테인은 황반변성 환자에세 진행을 일부 늦추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