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현재 수출의존도 심화로 한국경제가 외풍에 더 취약해 졌다는 것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기 침체가 중국에 이어 전 세계로 퍼질 경우 국내 경제의 추가 위축이 불가피하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8.1%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0년 이후 가장 높다.
국내 경제는 위기 시 마다 GDP 대비 수출 비중이 커지는 추이를 보였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에는 GDP 대비 수출 비중이 51.0%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50%대를 넘어선 시기다. 이후 금융위기로 홍역을 치른 2008년 4분기에는 수출이 56.9%를 차지했다.
대외 충격으로 민간 소비가 위축되면서 외부만 바라보는 천수답 경제에 빠졌기 때문이다. 최근의 상황은 더욱 어렵다.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로 민간소비 성장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문제의 해결이 난망한 것을 고려하면 수출>민간소비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외 수출마저 타격을 입는다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의 추가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4~5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평균 2.6% 감소했다.
윤상하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중국이 유럽 경제 침체로 성장이 둔화하면서 중국에 자본재, 부품을 공급하는 우리나라도 연쇄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융위기 당시 미국과 유럽의 소매판매 감소가 1년 간 지속된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는 향후 1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