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 사이에 벌어질 정국 주도권 다툼이 벌써부터 관심을 모은다. 새누리당이 지난달 황 대표를 선출한 데 이어 민주당도 10일 이 대표 체제를 구축하면서 양당 모두 대선 준비 체제를 갖췄다.
과거 교육과학기술위에서 손발을 맞춰 본 바 있는 양 대표는 서로를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며 향후 여야협상도 무난히 이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선이 다가올수록 이들의 신경전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일단 연배에 있어선 황 대표(64세)가 이 대표(59세)보다 높지만 정치적 중량감에 있어선 이 대표가 우위라는 평가다.
판사 출신인 황 대표는 15대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시작, 이후 내리 5선에 성공했다. 이에 비해 이 대표는 13, 14, 15, 16, 17, 19대에서 금배지를 단 6선으로, 당내 최다선이다. 황 대표가 초선일 때 이미 중진반열에 오른 셈이다. 이 대표는 또 김대중·노무현 정권 창출에도 기여했으며 김대중 정권에서 교육부 장관을, 노무현 정권에선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여기에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란 유력 대권주자를 가진 새누리당의 황 대표는 ‘관리형 대표’를, 그렇지 못한 민주당의 이 대표는 ‘실세형 킹메이커’를 자임하고 있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이 대표는 벌써부터 야당 대표로서의 선명성을 강조하며 박 전 위원장을 향해 공세를 퍼붓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의 대리인격인 황 대표가 아닌 박 전 위원장을 직접 상대하겠다는 태세다.
성격으로 봐도 양 대표는 물과 불처럼 양극단이다. 황 대표는 온화하고 원만한 성품을 지녀 주변 인물들과 두루 관계가 좋지만, 추진력과 전투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야성이 강해 대선을 치를 대표로선 적격이지만 때때로 감정제어를 못한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성격이 급하고 화가 많다. 그래서 별명도 각각 ‘어당팔’(어수룩해 보여도 당수가 팔단), ‘버럭 해찬’이다.
이 때문에 정치적 중량감이나 당내 입지, 성격 등에서 상대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황 대표가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이 대표의 ‘자충수’를 기다릴 인내심이 요구된다는 농담 섞인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는 최근 한 생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불편한 질문을 던지자 화를 내며 끊어버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