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규 농협금융 회장의 첫 출근이 불발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된 회장취임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NH농협금융지주는 20일 주주총회를 열어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단독후보로 추천한 신동규 전 은행연합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신 회장의 임기는 2년이며 21일부터 시작된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의 공식적인 첫 출근일정은 21일이지만 이날 출근은 무위에 그쳤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공식적으로 21일이지만 회장 개인사정 등 정리할 여건이 많아 출근을 연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주총에 의결된 신 회장의 첫 출근과 이후 공식일정이 아직까지 잠정적으로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통상 업무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주총결의 후 바로 업무를 시작하는 금융지주 회장들의 행보를 감안할 때 신 회장의 출근연기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당초 주총 결과에 따라 22일 가질 예정이였던 취임식이 연기되면서 농협 안밖에서는 신 회장의‘출근불발’이 개인문제가 아닌 농협 내무문제에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같은 날 예정돼 있는 이사회에도 신 회장의 불참여부가 알려지면서 이같은 의혹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농협금융의 한 관계자는“신 회장의 취임과 관련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무언가(내부문제) 있다”며“이 때문에 신 회장의 입성 또한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신 회장의 선임에 대해 ‘관치금융’의 결정판이라며 출근저지운동을 벼르고 있는 농협중앙회 노조의 반발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허광 정책실장은 이와 관련 “아직까지 취임일정은 22일로 알고 있다”며 “오늘 오후 회의를 통해 출근저지와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취임으로 주요 금융지주 CEO가 부산·경남권(PK) 출신으로 집중되고 또 여론이 이를 언급하면서 정부를 의식한 정부와 농협금융 내부에서 신 회장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신 회장의 첫 출근과 취임식은 회장 추천 일정과는 달리 더디게 진행해 이르면 다음 주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 회장이 “일단 노조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대화의지를 밝혔고 금융권에서 두터운 인맥과 추진력을 자랑하는 만큼 이같은 난항은 의외로 손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