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4개 저축은행의 불법대출 규모가 부실대출 4538억원, 한도 초과대출 2864억원, 대주주 자기 대출 5480억원 등 총 1조2882억원에 달했다. 대주주들의 횡령·배임 액수는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713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김임순 한주저축은행 대표 216억원,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195억원,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 55억원 등 모두 1179억원이었다. 검찰은 대주주의 책임재산과 은닉재산 3300억원을 확보해 예금보험공사에서 환수토록 통보했다.
중국으로 밀항 시도 끝에 체포된 미래저축은행 김 회장은 95억원 상당의 은행 소유 미술품 12점을 멋대로 처분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은행이 담보물로 보관 중이던 274억원 상당의 외국 유명 미술품 11점을 무단으로 담보 해지해 개인용도로 사용했다. 밀항 직전에는 은행 돈 203억원을 무단 인출했다.
마당발로 소문난 솔로몬저축은행 임 회장은 영업정지 발표를 앞둔 지난해 7월 금융감독원 검사 무마 명목으로 김 회장으로부터 현금과 금괴 6개, 그림 2점 등 20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겼다. 또 은행의 공사비와 물품구입비를 부풀린 뒤 이를 되돌려받는 방법으로만 136억9000만원을 빼돌렸다.
한국저축은행 윤 회장의 도덕적 해이도 심각했다. 퇴출을 피하기 위해 주가조작도 서슴지 않았다. 윤 회장은 지난 2월 고가 매수, 허수 주문, 물량소진 주문 등의 방식으로 한국저축 계열사인 진흥저축은행의 주가를 2350원에서 13일 만에 3960원으로 끌어올려 353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일가의 호화생활을 위해 저축은행 명의로 3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이 돈은 아직 변제되지 않아 2년 9개월 동안 이자만 6억8000만원에 달했다.
한주저축은행 김임순 대표는 예금주 통장에만 입금 표시가 되고 은행 전산망에는 입금 기록이 남지 않는 ‘가짜통장’으로 지난 2∼5월 예금주 407명의 예금 180억원을 횡령했다.
한편 검찰이 대주주의 개인비리 수사를 마무리함에 따라 향후 수사 초점은 횡령자금의 사용처 추적을 통한 정·관계 로비 의혹에 맞춰질 전망이다. 이날 발표에는 의혹이 무성했던 퇴출 저지를 위한 정·관계 로비 관련 부분은 전혀 반영되지 않아 반쪽 수사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