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떠나던 대학 ‘농활’도 육체노동 대신 자신의 전공에 맞춘 전문적 재능기부 활동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장애인을 포함한 곰두리봉사단이 농어촌 재능기부에 나섰고, 동의대 한의대 학생들도 전남 나주에서 의료봉사를 펼치기도 했다. 또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도 강원도 평창군을 찾아 ‘농어촌집고쳐주기’ 재능기부에 동참하는 등 각계각층의 재능기부 활동도 늘어나고 있다.
◇재능 없다고?…“당신이 가진 모든 것이 재능”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운영하는 농어촌 스마일재능뱅크에는 이미 2만여 명의 재능기부자가 가입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할 마을을 찾고 있다. 전국 539곳의 농어촌 마을은 재능기부를 요청해 이미 520곳의 마을은 재능기부가 성사됐다.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재능기부 열풍에 동참해 보기로 하고 지난 18일, 농어촌 스마일재능뱅크 사이트에 재능기부를 결심했다. 기부할 재능란에는 대학원에서 전공한 SNS 홍보를 적어냈다.
재능뱅크 가입 후 3~4시간이 지나지 않아 요란하게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강원도 원주 용수골 마을인데요. 재능기부 받을 수 있을까요?”
생각보다 너무 빠른 전화였기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쇠뿔도 당김에 빼라’ 했던가? 당장 주말에 내려가겠다며 약속을 잡았다.
서울에서 1시간 30분, 원주 시내에서도 20여 분을 더 달려 백운산 골짜기 아래 울창한 숲과 계곡을 끼고 있는 ‘용수골 농촌 체험마을’에 도착했다.
용수골 마을은 매년 6월이면 아름답기로 유명한 꽃양귀비 축제와 시원한 계곡, 백운산 휴양림 등을 이용하기 위해 수천명이 찾는 지역 명소다.
하지만 이 마을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이 인근 지역 시민이기 때문에 지역축제로 머무르고 있다는 게 이 사무장의 판단이었다.
◇2시간의 짧은 기부 “2배 많은 시골 정(情)”
이 사무장은 이런 문제점을 파악하고 마을을 외지에 더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개설했다.
하지만 새로운 채널에 대한 한계에 부딪혔고, 재능기부를 통해 부족함을 채우겠다는 판단에 기부를 요청한 것이다.
기자의 SNS 강의는 2시간 동안 체험마을 사무실에서 1:1로 진행됐다. 가장 기초적인 부분부터 마케팅 전반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눴다. 운영하다 부족한 부분은 추후에 전화와 메신저로 더 이야기하기로 했다.
서울로 올라가는 막차 시간을 50여 분 앞두고 어렵게 강의를 마쳤지만 이 사무장은 강원도에 왔으니 감자전과 막국수를 꼭 맛봐야 한다며 마을 이장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기자를 끌었다.
식사를 마치고 서울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재능기부가 이렇게 간단한 것이 맞을까? 정말 이런 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라는 처음의 생각은 어느 순간 모두 사라졌다.
“기부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재능기부로 돌아가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