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소폭 증가한 수출 대신 수입 급감해 경상수지가 좋아지는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2012년 6월 국제수지(잠정)’자료를 보면 6월중 경상수지는 58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1월 9억7000만달러 적자였던 경상수지는 2월(5억6000만달러 흑자), 3월(29억7000만달러 흑자), 4월(17억3000만달러 흑자), 5월(35억7000만달러 흑자)에 이어 5개월 연속으로 흑자다. 특히 6월에는 흑자 규모가 통계 이후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모두 13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1억달러보다 확대됐다.
하지만 6월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 신장보다는 유가하락에 따른 수입총액 감소에 기인한 바가 컸다.
실제로 상품수지는 6월 50억1000만달러 흑자로 전월 17억2000만달러보다 크게 신장됐다. 이중 수입은 5월 447억4000만달러에서 6월 423억4000만달러로 24억달러나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5.5% 줄었다. 대신 올해 상반기 전체 수입은 2645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수입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원유수입총액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원유의 배럴당 도입단가가 5월 121.4달러에서 6월 111.9달러로 떨어졌고 수입규모도 전년동월대비 2.2%증가에 머물면서 5월 원유수입총액(100억달러)과 6월 원유수입총액(87억9000만달러)차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이밖에 정보통신기기 등 자본재 수입 감소세가 확대되면서 기타 국제원자재가격 하락도 주효했다.
이 가운데 수출은 5월 469억6000만달러에서 6월 472억5000만달러로 다소 늘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석유제품, 기계류·정밀기기 등의 수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올해 상반기 전체 수출규모는 2752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6% 늘었다. 이에 따라 6월 경상수지 또한 수출의 소폭 증가 대신 수입의 급감으로 경상수지가 좋아지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은의 김영배 경제통계국장은 "가격면에서 원유를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수입총액이 줄었을 뿐 물량면에서 볼 때 수출과 수입 모두 물량이 늘고 있다"며 '불황형 흑자'가 아님을 강조했다.
또한 수출이 주춤한 것에 대해서 그는 "이는 제품 경쟁력이 원인이 아니라 해외시장의 수요가 줄어든 탓"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 국장은 불황형 흑자를 부정하는 예로 6월 승용차 수입이 전년동기대비 21.7% 증가했다는 사례를 들었으나, 원자재와 함께 설비투자의 근간이 되는 자본재의 수입이 각각 5.5%, 12%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한편 지난달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서비스수지는 여행 및 건설서비스 수입 감소로 5월 15억9000만달러에서 6월 1억7000만달러로 급감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이 많이 늘어나 5월 3억4000만달러에서 6월 9억달러로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
이전소득수지 적자는 5월 8000만달러에서 6월 2억5000만달러로 늘었다.금융계정은 5월 30억4000만달러 순유출에서 6월에도 52억8000만달러 순유출을 유지했다.
금융계정 가운데 직접투자 순유출 규모는 외국인직접투자가 늘어나 5월 13억8000만달러에서 6월 6억9000만달러로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