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유동성 확보" 회사채 발행 급증

입력 2012-07-3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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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선제 대응 차원, 지난달 보다 2배…이달 발행액 5조800억, 41개월 만에 '최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대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유럽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또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저금리에 대한 매력도 한몫 하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7월달 들어 29일까지의 회사채(공사채 포함) 순발행 금액은 5조800억원으로 지난달 2조1890억원과 비교해 두배 이상 급증했다.

또한 2009년 2월 6조7700억원을 기록한 이후 41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올 상반기 월평균 순발행액 1조750억원의 5배 수준이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조선사들이 가장 많은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의 재무구조는 여전히 뛰어난 편이지만 업황 부진이 장기화 될 경우에 대비해 현금확보에 나선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7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회사채로 조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지난 2월 7000억원을 한꺼번에 조달한 삼성중공업은 이번에도 대규모 조달에 나설 예정이다. 다음달 중 시장 상황을 살펴본 뒤 발행 작업을 본격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도 5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줄줄이 회사채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테크윈은 다음달 6일 3년 만기 회사채를 총 2000억원 규모 발행한다. 올해 첫 발행이며 1500억원은 연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차환에, 나머지 5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제일모직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 발행을 결정했다. 지난 2월 1000억원을 조달한 데 이어 올해 두 번째 발행이다. 다음달 16일경 3년과 5년 만기로 총 2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무려 11년 만에 회사채 시장을 찾은 삼성정밀화학은 오는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다. 삼성정밀화학은 이 자금을 신성장동력 사업 설비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두산그룹 계열인 두산인프라코어도 3000억원을 회사채로 조달할 전망이다.

하이마트를 인수한 롯데쇼핑은 인수대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7000억원을 회사채로 마련할 예정이며 롯데칠성과 롯데제과는 차입금을 갚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 외에도 현대자동차그룹 부품회사인 현대다이모스는 지난 27일 창사 이래 최저인 연 3.28% 금리에 3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회사채발행에 나선 이유는 하반기 경기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목적과 유례없는 저금리 상황도 그 배경으로 꼽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스페인, 그리스 등 유럽 사태로 인해 조선업 등 대부분의 업황이 하반기에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지는 상황”이라며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고 이를 개선하고 고금리로 빌렸던 차입금을 저금리로 갈아타려는 목표도 강해 회사채가 주요한 현금 확보 수단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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