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또다시 연쇄부도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 5월 풍림산업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올들어 우림건설 벽산건설 삼환기업 등 100위권 이내 건설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데 이어 35위인 남광토건까지 법정관리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특히 남광토건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채권단으로부터 추가 자금을 지원받는 등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남광토건은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거래 채권 만기 연장에 실패한 게 직접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남광토건의 상거래채권 총액은 622억원에 이른다. 남광토건은 5월 25일부터 공개매각 절차를 밟았지만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업체가 없어 지난 7월20일부터 수의계약 방식으로 변경해 매각을 진행해왔다. 그러면서도 다른 워크아웃 건설사들과 달리 지난 7월2일에는 채권단이 46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을 지원해 경영정상화 기대감이 고조됐었다. 하지만 상거래채권 만기를 연장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 관계자는 “채권단의 지원을 받은 남광토건 조차 법원 관리를 받는다면 살아남을 건설사가 몇개 있겠느냐"며 "퇴출될 날만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고 토로했다.
수년간 이어진 건설부동산 경기 장기침체 여파로 이제 은행권의 지원을 받더라도 버티지 못할 정도로 건설사들의 체력이 약해지고 있다. 실제 남광토건도 김포 신곡 아파트 프로젝트에서 물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지급보증 규모가 7400억원에 이르는 등 오랫동안 유동성 위기를 겪어왔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미분양 주택 누적에다 부동산 PF대출에 연대보증을 서는 바람에 금융권 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자력으로 버틸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상황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 유수의 호텔의 건설하는 등 토목건축의 강자인 데다 채권단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남광토건 법정관리는 더 충격적”이라며 “워크아웃 기업들은 이제 경영 체력마저 떨어져 회사형태만 근근히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