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부자들]억대 임업인 박구성씨 “고객과의 소통에 주력합니다”

입력 2012-08-1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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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지식으로는 실패합니다. 조언을 잘 구해서 정성과 열정을 가지고 키우면 보람도 느끼고 소득도 생깁니다.”

전화기에서 들리는 한 중년남자의 목소리는 그윽했지만 군더더기가 없는 간단명료 그 자체였다. 조경수의 향후 전망을 묻는 질문에도 간결하게 답했다. “너무 시류에 흔들리면 안됩니다. 다양한 수종을 심는 방법이 안전합니다.”

말보다는 실천,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소신이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58년생 개띠인 송백조경 박구성 대표도 평범한 직장인 중의 한명이었다. 나무농사를 하던 형의 영향을 받아 25년전 나무농사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대구와 경북 의성지역 15만평에 달하는 그의 농장에는 소나무를 비롯해 느티나무, 왕벚나무 ,이팝나무, 매실나무, 살구나무 등 종류만 30여종에 달한다. 연 매출규모는 평균 10억원.

“해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이 정도의 매출은 보장이 됩니다.” 느긋하면서도 자신감이 배여있었다. 돈이 된다 싶으면 너나할 것 없이 불나방 처럼 달려드는 요즘 세태를 되돌아보게 하는 말이다.

“나무 사업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정성을 들이지 않고, 발주자나 조경업자의 요구대로 수형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번 신뢰를 잃으면 고정 거래선이 바로 끊겨나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는 이 분야에서 최고를 지향한다. 자신이 공급하는 나무가 최상품이라는 생각으로 좋은 나무 가꾸는 데 온힘을 쏟는다. 그의 튼실한 사업구조는 직접 재배한 나무를 시공업체에 공급하는 데서 비롯된다. 조경수를 공급하는 중간상인 역할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공급물량의 대부분인 95%를 자신이 직접 재배를 한다. 중간상인 역할만 하면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조경수는 조달청에서 고시하는 가격과 한국조경수협회에서 정한 가격이 시장공급가격이 되기에 업체가 가격을 조절할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좁다. 따라서 중간상인으로 만족한다면 큰 이문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고의 품질 외에 그가 중점을 두는 것은 소비자의 요구다. 본인이 아무리 좋은 나무라고 생각을 해도 소비자들이 외면을 하면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소비자가 왕이지요.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야 합니다. 시장에서 원하는 맞춤형 나무를 공급해야하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수형을 만드는데 주안점을 둬야 합니다.” 그의 성공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대부분 곧게 뻗은 직간형을 선호한다는 것.

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나무형태가 다르다는 것도 귀띔해줬다.

“경상도의 경우 운치 있게 굽은 나무를 선호하는 반면 서울지역의 경우 수형이 시원하면서곧게 자란 것을 좋아합니다. 소비자들의 성향과 기호를 잘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는 성공의 노하우가 다른 데 있지 않고 평범한 진리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모든 일에 순서가 있고, 참고 견디는 자만이 달콤한 결실을 거둘 수 있듯 나무농사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묘목을 심는다고 곧바로 수익이 나지 않고 3년 정도 정성스런 손길과 따스한 마음으로 길러야 1차 관문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3년된 모종의 본을 떠서 본밭에 옮겨 심은 뒤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 성목이 될 때까지 잡초제거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으면 나무농사를 망칠 수 있다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한 셈이다. 나무농사를 계획하는 사람은 최소 4년에서 6년 정도의 시간을 인내해야 한다는 것은 이 책에서 여러번 강조된 사항이다.

그의 나무 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좋은 나무라면 만사를 제쳐두고 전국을 샅샅히 뒤지고 다닌 적이 있다. 아파트 조경에 사용된 나무들도 정기적으로 들러본다. 잘 자라고 있는지 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핀다. 프로 근성의 소유자임을 여실히 엿볼 수 있다.

너무 딱딱한 얘기만 한 것 아니냐는 점을 의식한듯 그는 “그렇다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면 안됩니다. 미래를 밝습니다. 나무 수요자들의 요구가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나무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는 조경수에 대한 시장 전망은 밝다며 당장 눈앞을 보기 보다 멀리보는 자만이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집안은 조경가족이다. 큰아들은 대학 졸업후 조경기사 자격증을 2개나 취득했고, 둘째아들은 대구대 조경학과에 다니고 있다. 아버지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은 이들이 있기에 우리나라 조경수 시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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