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건전성 무너지면 국가 전체가 흔들린다"

입력 2012-09-2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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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제수장 중심 '건전재정포럼' 출범

▲강경식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이사장(왼쪽)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건전재정포럼 창립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양지웅 기자)
전직 경제 수장들이 인기영합적인 복지정책에 우려를 나타내며 건전재정 파수꾼을 자처하고 나섰다. 현 정부의 무기력한 정책운용과 사회적 비난에 무감각한 재벌의 행태에 대한 따끔한 훈수도 아끼지 않았다.

전직 경제 고위관료와 전·현직 언론인, 재정학자들이 중심이 된 ‘건전재정포럼’이 지난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창립식을 가졌다. 강경식·강봉균·권오규·김병일·박봉흠·변양균·윤증현·이규성·전윤철·진념 등 전직 경제부총리·장관 43명과 전·현직 언론인, 재정학자 등 70여명이 포럼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재정건전성이 무너지면 국가 전체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정치권의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에 맞서 건전재정 기조를 지키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날 행사에서 전직 경제수장들은 재정 포퓰리즘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재정경제원 장관 겸 부총리를 지낸 강경식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과거엔 대통령이 지시한 사항도 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게 많았을 만큼 적자예산 편성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금기였다”고 회고하며 “재정건전성은 한번 무너지면 다시 복원이 어려운 만큼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구조적 문제의 해법이 가시화될 때까지 결코 ‘복지의 늪’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인 불경기와 양극화의 심화로 건전재정의 원칙을 지켜가기가 어려워지고, 재정부담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정치권의 요구를 거절하기도 힘들어졌다고 한탄했다.

강 원장은 또 과거에는 대통령이 지시한 사항도 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게 많았을 만큼 “적자예산 편성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금기”라고 과거 관료생활의 경험을 전했다.

그는 “누군가 중심을 잡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인기영합적인정책이 아닌 생산적 복지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이번 포럼의 창립취지를 설명했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도 나라 살림을 맡은 후배 경제관료들에게 재정건전 지킴이로서의 충실한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과거 군 장성의 권총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국방예산을 동결·축소하지 않은 선배 관료들의 사례를 전하면서 “현재 예산 당국을 지키는 공무원들은 청와대와 정당이 요구해도 아닐 때는 당당하게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뚝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면 국민에게 죽고, 국민의 눈치 만을 살피면 국민과 같이 망한다’는 플루타르크의 경구를 인용하면서 소통 부재와 인기영합주의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는 헌법 57조의 정신을 살려 정부가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말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전재정포럼은 이날 창립식에 이어 향후 건전재정 관련 연구활동과 공개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각종 언론 매체와 여론조사 등을 통한 공론화 활동과 유력 대선 후보를 초청해 복지공약 토론회도 개최하는 등 건전재정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다양한 활동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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