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말 수비에 들어가기 전까지 두산은 3 : 0으로 앞서 있었다. 8회초에서 1점을 추가해 점수차를 3점차까지 벌인 두산은 1차전 선발이었던 니퍼트를 마운드에 올려 승리를 굳히려 했다. 하지만 오히려 김진욱 감독의 니퍼트 구원 투입은 최악의 수가 되고 말았다.
니퍼트는 8회 마운드에 오른 이후 연속 4안타를 허용하는 최악의 피칭을 했다. 그나마 김현수의 홈송구로 주자를 잡아 1점밖에 내주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1점을 허용하고 1사 1,2루 위기에서 홍상삼에게 위기를 넘겨주고 내려오면서 결국 홍상삼에게도 큰 부담을 준 셈이다. 홍상삼은 1,2차전에서 모두 홈런을 허용해 자신감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였던 만큼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를 이어받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았다.
니퍼트가 분명 뛰어난 투수인 것은 사실이고 포스트시즌이라는 중요한 경기였던 만큼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 역시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발 등판 때에도 경기 초반보다는 중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안정된 패턴을 가진 니퍼트임을 감안하면 니퍼트의 구원 등판은 아쉬움이 크다.
반면 롯데는 철벽 불펜 정대현이 9회와 10회를 무난히 틀어막으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 대조를 보였다. 정대현은 구원 전문이다. 경기 막판 피말리는 승부에도 익숙하고 위기 관리 능력도 뛰어난 투수다. 앞선 경기 등판에서도 완벽 투구를 펼친 정대현이 준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4차전까지 모두 좋은 경기를 펼친 두산이지만 4차전에서의 니퍼트 투입은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