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많은 일반 투자자들이 이같은 분할흡수합병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기자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적지 않은 부분이 합병비율만을 보고 제기된 오해라고 생각한다.
이번 분할흡수합병을 요약하면 이렇다. 삼양제넥스의 주식을 갖고 있는 주주라면 투자사업 부문 분할비율만큼 보유 주식이 줄고 대신 합병비율만큼 삼양홀딩스의 주식이 생긴다.
투자자의 또 다른 불만은 투자 지분을 넘기는 방식에 대한 것이다. 분할합병이 아니라 그냥 돈을 주고 투자 지분을 사가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반문이다. 이번에 넘기는 것은 계열사와 관계회사 등 9곳의 지분이다. 대부분 흑자 기업인만큼 현금 매매가 이뤄질 경우 주가 상승의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투자자들의 불만은 이해할만 하다.
그러나 삼양홀딩스가 분할흡수합병을 선택한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어 보인다. 지주사는 그룹 전체의 재무안정성을 통제해야 하기 때문에 유동성에 주의를 해야 한다. 또 유동성을 흔들지 않으면서 돈을 빌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순수 지주사는 부채비율 200%를 초과할 수 없다. 그렇다고 지주사 입장에서 현재의 산발적인 지배구조를 놔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세 번째는 분할비율과 합병비율 산출 방법에 대한 불만이다. 이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삼양제넥스측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불리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 합병비율이 공시와 다르게 나왔다면 삼양홀딩스 개인주주들도 같은 주장을 내놨을 것이다.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하는 외부평가법인은 이번 분할합병비율을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시를 이해하면 삼양제넥스 주주가 얻는 뜻밖의 호재도 발견할 수 있다. 삼양제넥스가 갖고 있던 영업외적인 부분의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는 것이다. 투자자산 때문에 기업이 흔들린 사례는 부지기수다. 이에 따라 향후 주가의 초점이 영업실적에 맞춰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삼양제넥스의 개인투자자들은 투자 의사가 없는 삼양홀딩스의 지분을 갖게 됐다는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분할흡수합병 공시가 나온 후 삼양제넥스의 주가까지 급락한 터라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있는 삼양제넥스의 투자자라면 성장 가능성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회사에 줬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삼양제넥스의 주가도 공시 발표 후 이틀 동안 큰 폭으로 내린 뒤 16일 반등에 성공해 17일에는 800원 오른 5만2000원으로 마감했다.